시민단체 비판에 입장 바꿔 ‘관심표명’ 단계 전 개최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관심표명’을 하기 전에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당초 ‘관심표명’ 단계 이전에는 공청회를 열지 않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입장을 바꾼 것이다. 관심표명은 한국이 협정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밝히고 기존 참여국과 참여 가능성을 타진하는 예비 양자협의에 들어가는 데 필요한 단계이다. 한국은 아직 관심표명을 하지 않았다(경향신문 10월12일자 5면 보도).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박주선 의원(무소속)이 산업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산업부는 다음달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통상절차법은 산업부가 통상조약 체결계획을 수립하기 전에 이해관계자와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공청회를 열도록 규정하고 있다. 산업부는 30일 관보,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청회 개최를 공고한다.
앞서 산업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참여절차 중 관심표명 단계는 협정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협정 참여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기존 참여국과의 예비협의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절차로써 ‘참여 공식선언’ 절차와는 구별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국회 보고, 공청회 등 통상절차법이 정하는 국내 절차는 관심표명 이전 단계가 아니라 참여 공식선언 이전 단계에서 진행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해석대로라면 관심표명을 거쳐 예비협의를 시작할 때는 굳이 공청회를 열지 않아도 된다. 산업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도 한국은 관심표명 이후 참여선언 전 단계에서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산업부는 하지만 “관심표명은 한국이 협정 참여를 전제로 대외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관심표명 전에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는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이 나오자 관심표명 전 단계인 다음달 15일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참여하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 농축산물 수출국에 대해 추가로 시장개방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공청회 시 농축산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참여하고 있는 12개국은 연말까지 협상을 종료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최경림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지난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입수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평가해보면 아직까지도 많은 쟁점이 남아 있다”며 “그래서 올해 말까지 12개국이 협상을 종료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과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