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다이어트…대니얼 시버그 지음·고영삼 우진하 옮김 | 교보문고 | 264쪽 | 1만4000원
길을 걸으며 스마트폰에 집중하다 아찔한 순간을 맞이한 적이 있거나 밥 먹을 때 자주 식탁 위에 스마트폰을 꺼내놓는가.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스마트폰에 중독됐을 확률이 높다. 한국 청소년 10명 중 2명은 스마트폰이 없으면 안절부절못하는 금단증세를 겪는다. 스마트폰, 인터넷, 전자게임기, 디지털카메라 등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는 시간은 놀랄 만큼 급증하고 있다. 저자는 이를 디지털 비만에 빠진 것으로 비유한다. 책은 디지털 비만에서 벗어나 적절한 디지털 체중을 유지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른바 디지털 다이어트이다.
저자는 28일간 단계별로 다이어트의 구체적 실천 방법을 제안한다. 1~2일차는 해독 과정. 이때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내 주위에 있는 모든 디지털 기기를 그러모아 상자에 담아 둔다. 그리고 가족에게 부탁해 자신의 온라인 뱅킹, e메일 계정 등의 비밀번호를 바꾼다.
잠시 디지털 습관과 결별하는 체험을 해보라는 것이다. 이 과정의 핵심은 평소 자신이 얼마나 디지털 기기에 의존적이었는지 깨닫는 것이다.
3~5일차에는 인터넷,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SNS를 끊는다. 부득이 할 경우 하루 최대 30분만 사용한다. 또 시간을 확인하고 싶으면 휴대폰을 열지 말고 벽에 걸린 아날로그 시계를 쳐다봐야 한다. 그 다음 단계 6~8일차에는 지난 일주일 동안 실천한 일들을 재평가한다. 이처럼 실천과 재평가 과정의 반복이 4주간 시간표를 구성하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다이어트 방법들은 ‘스마트폰을 쓸 때는 걷지 말라’ ‘스마트폰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담는 화면은 두 페이지를 넘지 않도록 하라’ 따위처럼 즉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것들이다.
디지털 다이어트의 핵심은 디지털 중용이다. 디지털 기기에 할애하는 시간을 주체적으로 관리하게 되면 중용에 이른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그래서 저자가 제안하는 다양한 다이어트 방식들은 ‘시간 관리의 기술’로 수렴된다.
재미있는 점은 디지털 다이어트를 권하면서 그 실천법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라고 주문한다는 것이다. 가령 인터넷 사용 시간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레스큐타임, 슬라이프 같은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 써보라고 조언한다.
이 밖에 다이어트에 유용한 애플리케이션과 프로그램을 다수 소개한다. 디지털에 얽매인 시간을 줄이라면서 디지털 기술을 권장하는 게 이채로우면서도 머리를 갸웃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