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 경향·난이도 분석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1점짜리 문제가 없어져 영역별로 나온 2~3개씩의 고난도 문제가 상위권·중상위권의 등급을 가를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파견 교사들과 EBS 추천 교사들은 “대체로 지난 모의평가와 비슷한 유형이고 EBS 연계비율이 70%가량 되지만, 영역별로 변별력 있는 2~3문항을 뒀다”며 “이 문제들이 상위권 진입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상위권 내에서도 희비가 갈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런 문항들은 의·치·한의예과 등 상위권 학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의 당락을 가를 것으로 점쳐졌다.
▲ 영역별로 2~3문항 출제돼… 의·치·한의예 당락도 영향
국어 평이, 영어 A는 쉬워… 인문계·중상위층 불리할 듯
■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난도 높아
올해 수능에선 1% 만점자 목표가 사라지고 변별력을 가르는 문제들이 골고루 분포되면서 전체적인 난도는 높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전체적인 변별력은 지난해보다 커졌다고 본다”며 “그러나 1% 만점자를 목표로 내세워 쉬운 수능을 표방하던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어려웠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평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영어 A형만 절대적으로 쉬웠던 것으로 분석된다”며 “출제본부와 교사들은 신유형 문제가 적었다고 했지만, 새 어휘가 나오거나 EBS 문제와 직접 연계되지 않은 문제들은 변형된 문제로 받아들이는 학생들의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 실장은 “문제 난이도보다 적정 분포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며 “오히려 평이하게 출제됐다는 평가를 받는 국어에서 한두 문제 차이로 최저 등급 충족 여부가 갈리는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사들 사이에선 수준별 수능은 예체능계 학생들과 국어 A형을 함께 치른 자연계열 학생들보다 인문계열 중상위권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 어려운 몇 문제가 체감 난도 높여
영역별로 고난도 몇 문제들이 시험을 어렵게 느끼도록 만들고, 수험생들의 등급을 요동치게 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어·영어는 1점짜리 문제들이 사라지고 2~3점 문제만 배치됐다. 국어 A형은 <홍길동전>의 감상평을 다룬 43번 문항(이하 홀수형 기준)과 ‘승선교’와 ‘옥천교’를 비교하는 20번 문항, ‘광 검출기’를 다룬 30번 문항이 어려운 것으로 꼽혔다. 김용진 동대부고 교사는 “3개 문항을 모두 맞히느냐, 2개만 맞히느냐 등에 따라 상위권 진입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어 B형에선 1등급을 가를 문제로 ‘전향력’을 다룬 27번 문항이 지목됐다. 조영혜 서울 국제고 교사는 “지문을 통해 해당 용어를 이해한 다음, 주어진 상황에 적용하는 문제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문항”이라고 설명했다.
수학 A형은 4점짜리 문제인 30번·19번 문항의 난도가 높다고 분석됐다. 수학 B형에 대해 유제숙 한영고 교사는 “2·3점짜리 문제가 쉽게 출제돼 중하위권 학생들을 배려하면서도 상위권 학생의 변별력을 가를 3~4개 문항을 뒀다”며 “특히 고난도인 4점짜리 29번·30번 문항을 맞히느냐에 따라 1등급 유지가 달렸다”고 말했다.
영어 A형도 34번·35번을 고난도 문항으로 봤다. 윤장환 세화여고 교사는 “빈칸 채우기식 문제이면서도 EBS 교재 등과 연계되지 않았고, 선택지도 영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어 B형은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다.
김혜남 문일고 교사는 “진화심리학 지문인 34번, 이과적 개념을 다룬 35번 문항은 선택지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최상위권 학생이 아니면 어려웠을 법한 문제”라며 “인문·사회·과학·문학의 기초학술적 개념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