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교재 연계 문제도 적게 나와
A·B 선택형 수능에 불만 표출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을 마친 수험생들은 “지난 9월 치러진 모의평가보다 어려웠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올해 처음 도입된 선택형 수능으로 인한 입시 지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8일 수험생들은 교실에서 삼삼오오 모여 가채점 결과를 두고 얘기를 나눴다. 예상보다 가채점 점수가 낮게 나와 울먹이는 수험생을 친구들이 위로해 주는 모습도 보였다.
이번 수능에서는 외국어영역이 어려워 전체 점수가 평소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수험생들이 많았다. 외국어영역 B형을 선택한 목동고 김가은양(18)은 “빈칸 채우기 6문제가 지문도 길고 보기에 나온 단어 수준도 높아 특히 어려웠다”며 “6문제 가운데 EBS 교재 연계 문제는 1문제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임윤지양(18)은 “평소 영어는 자신이 있었는데 처음으로 시간이 부족했다”며 “그동안 모의고사가 대체로 쉽게 나와 수능이 더 어렵게 느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언어영역은 평이했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수리영역은 학생에 따라 체감 난이도가 달랐다. 수리영역 A형을 선택한 서울 서초고 구연수양(18)은 “마지막 세 문제가 정말 어려웠다”고 말했다. 반면 목동고 배민정양(18)은 “모의고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주로 이과생이 선택하는 과학탐구영역에서는 화학1 과목이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서초고 강민수군(18)은 “화학1 과목은 평소 시간이 남았는데 이번엔 20문제 가운데 5문제를 아예 풀지 못하고 나왔다”며 “계산 문제와 개념을 정확히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교사들도 9월 모의평가보다 총점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목동고 박성현 입시전략부장은 “수리·외국어·탐구영역에서 각 2~3점씩 떨어져 10점 정도 점수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해에 비해 EBS 체감 연계율이 높지 않아 학생들이 더 어렵게 느꼈다”고 전했다. 서초고 김경한 부장교사도 “외국어영역 B형이 특히 어려워 1등급 커트라인이 다소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교사와 학생들은 “대입제도가 자주 바뀌어 혼란스럽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목동고 임윤지양은 “A·B형 선택에 따라 같은 점수를 받았어도 표준점수가 달라 아직 어느 대학에 지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목동고 박성현 입시전략부장은 “평소 외국어영역 성적이 더 좋았던 학생은 B형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A형을 선택한 학생보다 표준점수를 낮게 받는 경우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초고 김경한 부장교사는 “지난해까지 쓰던 자료를 활용하지 못해 진학지도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내년엔 외국어영역이 A·B형 구분 없이 치러져 입시자료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