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관련국 제네바 재집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두 달 반 만에 또다시 외교문제로 의회를 설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9월 초엔 시리아 화학무기 문제를 푸는 데 외교적 해법이 소진됐다며 의회에 군사개입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면, 이번에는 협상을 통해 이란 핵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추가 제재를 취하지 말라고 부탁하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다. 하지만 공화당이 오바마가 요청한 워싱턴 DC 항소법원 판사의 인준을 3차례나 잇달아 보류할 정도로 의회가 쪼개져 초당적 외교가 얼마나 작동할지는 미지수다.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상원 여야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불러 이란 핵협상 문제를 논의한다고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이 18일 밝혔다. 카니 대변인은 “추가 제재와 관련해, 대통령은 의회가 잠시 숨을 고르고 이란 사람들이 이 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얼마나 진지한지 시험해보는 것이 옳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 진전을 중단하고 어떤 부분은 후퇴시키는 합의의 첫 단계를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을 제재 일부 해제와 이란의 핵 활동 중단을 교환하는 1단계, 나아가 제재의 완전 해제와 핵무기 포기를 교환하는 포괄적 합의에 이르는 2단계로 나눠 설명하며 지금은 1단계를 시작하는 중요한 국면이라고 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앞서 조 바이든 부통령, 존 케리 국무장관,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 데이비드 코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 등이 의회를 상대로 추가 제재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를 적극 설득하는 것은 미국 등 주요 6개국이 20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란 대표와 다시 마주앉는 상황에서 의회가 이번주 중 이란 제재를 강화하는 국방수권법 개정을 논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사태 때에 비해 국내의 정치적 여건이 더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시행 초기부터 웹사이트 장애 등으로 국민적 신뢰를 많이 잃었다. 게다가 시리아 사태 때에는 유태계 로비단체들이 미국의 군사개입을 지지하거나 적극 반대하지 않았던 반면 이번에는 이스라엘 정부와 유태계 로비단체들이 협상에 반대하며 이란을 더 강경하게 대하도록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펴고 있다. 더욱이 상원은 18일 오바마가 인준 요청한 워싱턴 DC 항소법원 판사 로버트 윌킨슨의 인준을 보류했다. 항소법원 판사에 대한 3번째 인준 보류로, 오바마는 이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