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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봐온 지식으론 ‘세계지리 8번’ 정답 없어 당황… 1등급 놓칠까 걱정”

입력 2013.11.21 22:31

8번 딱 한 문제 틀린 수험생 “오류 명백… 행정소송 고민”

경기 수원에 사는 문모군(19)은 올해 수능을 치른 재수생이다. 세계지리 과목에서 그는 딱 한 문항을 틀렸다. 오류 논란에 싸인 8번 문항이다.

올해 세계지리 과목을 택한 수험생은 2만8000여명이다. 사회탐구 선택 과목을 택한 수험생 중 7.6%다. 세계지리는 세계사·경제·문화 등이 있는 사탐 영역에서 비교적 학습 내용이 많아 수험생들이 적게 선택하는 과목으로 분류된다. 문군은 세계지리를 택한 이유로 “많은 나라의 생생한 특징을 배울 수 있는 ‘세계지리만의 매력’이 좋았고, 평소에도 교과서나 지리부도를 즐겨 봤다”고 말했다.

문군은 교과서에서 봤던 지역이 외신 뉴스나 신문에 나오면 관심 있게 챙겨보는 편이다. 특히 각국의 사회·문화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를 좋아한다. 그는 “학원에서도 지리는 시사 분야를 함께 잘 챙길 것을 권했다”며 “시사 쪽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세계지리는 항상 모의고사에서도 1등급이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성적 상위권(4%)인 문군은 이번 수능에서 세계지리 3점짜리 8번 문제를 틀리는 바람에 2등급이 될 위기에 처했다. 그는 아직도 수능 시험장에서 세계지리 시험지를 펼쳤을 때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문제지를 받아서 쓱 훑어봤을 때 자신감이 생겼어요. 무리 없이 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를 반절도 채 풀기 전에 막혔다. 그는 “8번 문제를 읽자마자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처음부터 논란이 됐던 ㄷ항은 지우고 시작했다.

“언론과 인터넷에서 NAFTA가 EU보다 GDP가 커졌다는 것을 알았어요. 작년부터 계속 언론 보도에서 EU 경제위기에 대한 내용도 심심찮게 봤고요. 거기다 문항 지도에는 2012년이 표시돼 있었잖아요.”

그는 ㄷ항에 이어 틀렸다고 생각한 ㄴ항과 ㄹ항을 지웠다. 이제 맞는 것은 ㄱ항밖에 없었다. 문군은 찜찜한 마음을 남긴 채 일단 마지막까지 8번 문제를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

문군은 8번 문제 때문에 10분가량 고민한 것 같다고 했다. 평소 모의고사 때 문제를 풀고 나서 서너번씩 검토할 만큼 세계지리는 여유롭게 치렀던 그이지만, 이번에는 한 차례의 검토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평이한데, 이거 3점짜리 하나 틀리면 최고등급 안될 수도 있으니까 초조했다”고 말했다. 문군은 결국 교육과정평가원이 정답이라고 말한 ②번 보기(ㄱ, ㄷ)는 제쳐놓고, ①번 보기(ㄱ, ㄴ)와 ③번 보기(ㄱ, ㄴ, ㄹ) 중 고민하다가 마지막에 ①번을 선택했다. 그는 “ㄷ을 확실히 지우고 보니까 처음에 틀렸다고 제쳐뒀던 ㄴ, ㄹ도 쳐다보면서 초조한 맘에 자꾸 헷갈리게 되더라”고 술회했다. 오답이었다.

8번 문제의 오류 논란에 대해 문군은 당연히 문제 제기됐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명백히 오류인 사실을 시험에 내놓고, 교과서에 지나간 2009년 통계로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옳다고 하는 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이들과 함께 행정소송에 참여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문군이 가고 싶은 대학은 ‘언어·수학·외국어·탐구영역 중 3개 선택한 등급의 합이 4 이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한 과목이 2등급이 될 경우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지금은 자신 있던 세계지리에서 1등급을 놓칠 것 같아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문군은 “평가원이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였으면 좋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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