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평가원 소관” 해명 속 여론 눈치보며 ‘좌불안석’
경향신문이 지난 19일 수능 출제 오류를 제기하자 교육당국이 ‘좌불안석’ 기류에 휩싸였다.
핵심 관계자라고 할 만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평가원이 자문을 구한 학회 관계자들은 지난 20일 오후부터 거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학회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함구령이 내려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수도권의 한 사범대 교수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지리교육과 교수 몇 명에게 통화를 시도했으나 모두 통화가 안됐다”고 말했다. 한 대학 교수도 “이번 사안에 대해 물어보려고 친분이 있던 지리교육과 교수들에게 문자메시지를 여러 번 남겼으나 응답조차 없었다”며 “아마 다들 평가원과 이런저런 연관이 있는 상황이라 대답이 곤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남화 평가원 홍보실장은 21일 “새벽부터 언론의 수능 오류 관련 지적에 대해 회의하느라 전화를 받지 못했다”며 “이번 사안의 담당자인 수능출제본부장은 과로로 쓰러져 보건실에서 링거를 맞고 있는 중이라 연락이 힘들다”고 전했다.
평가원 측은 “이번 수능 문제에는 오류가 없었고, 따라서 수정이나 조정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은 그대로”라면서도 “언론이 제기한 문제들은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해명이 나올수록 논란이 커져 사태가 꼬이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출제·검수 과정에 책임론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능 관리의 최종 책임이 있는 교육부도 “원칙적으로는 평가원 소관”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세웠다. 논란이 될 만한 문제를 거르지 못했다는 점에서 향후 문제 검수과정의 보완 필요성은 인정했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21일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경향신문 기사를 잘 봤다. 수능 오류 문제가 큰 혼란 없이 마무리되길 바란다”며 “논란이 되는 문제를 출제한 부분은 향후 시스템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교육부 내부에서는 출제 오류 논란이 교육행정이나 대학입시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까 교육현장과 수험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