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비는 투자” 입장 고수
전문가들 “회계와 달라” 반박
올해 수능 경제과목 16번 문항의 출제 오류를 지적(경향신문 11월21일자 2면보도)한 데 대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추가 해명을 내놓았지만 오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평가원은 21일 출제자들의 추가 답변을 통해 국내총생산(GDP) 개념을 묻는 경제과목 16번에 대해 ‘이상이 없다’는 설명자료를 내놨다. 한국은행 등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논란의 당사자인 출제자들이 밝힌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GDP상 투자에 포함된다’는 종전의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출제자들의 답변은 “연구개발비는 기업회계기준에 따르면 ‘개발비’로 간주하여 무형자산으로 취급하고 국민계정상으로도 무형고정자산투자에 해당돼 투자로 볼 수 있다”로 요약된다. 하지만 기업 실무회계자나 한은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올해 수능시험 출제 오류 논란에 휩싸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한 직원이 8일 정적이 감도는 평가원 내 복도를 지나가며 간판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한국재정경제연구소 전문위원을 지낸 세무법인 열림의 김경하 세무사는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회계처리 항목상 ‘연구비’ ‘연구개발비’ ‘개발비’ 등 3가지로 분류되고 이 중 기업회계기준상 엄격한 자산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개발비’로 간주해 무형자산으로 취급한다”고 말했다. 아무런 전제 없이 기업회계상 모든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투자의 결과)으로 취급하는 것처럼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한 평가원의 해명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도 “국제기구에서 권고하는 2008년 국민계정체계(SNA)를 내년 3월부터 한국이 이행할 경우 연구개발비를 무형고정자산투자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시점에서의 투자 포함 여부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추론하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파장을 우려해 직접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평가원 해명과 달리 현시점에서 연구개발비를 투자로 볼 수 없음을 지목한 것이다.
평가원도 이 점을 의식한 듯 설명자료 중 연구개발비의 성격에 대한 최종 결론 부분에서는 단정적인 표현 대신 ‘국민계정에서도 연구개발비를 투자 항목에 포함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애매한 표현으로 꼬리를 내렸다. 시험 문제에서는 ‘포함된다’고 단정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