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지난 24일 핵 협상에서 약속한 아라크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허용하기로 했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2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이란 정부가 시설 방문을 허가해 다음달 8일 방문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이란이 핵 협상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확인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테헤란에서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원자력기구 대표와 만나 아라크 중수로 발전소 사찰 약속을 받았다.
이란은 수도 테헤란에서 남서쪽으로 240㎞ 떨어진 도시 아라크에 중수로 발전소를 건설 중이다. 2002년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위성사진으로 처음 외부에 알려졌다. 핵무기 재료인 플루토늄 제조용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가동 중단 압박을 받았고, 지난 24일 타결된 서방과의 핵 협상에서도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란은 아라크 발전소 인근 연구소 방문만 허용하고, 중수로는 2011년 이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란이 아라크 중수로 건설 중단 등을 약속하면서 핵 협상은 타결됐다.
레자 나자피 IAEA 주재 이란 대사는 이번 핵협상에 따라 이란 핵 프로그램을 연말이나 내년 1월부터 6개월간 중단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기간 이란은 아라크 운영 중단과 함께 5%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농축 생산을 멈추고 이미 만들어 놓은 20% 농축우라늄은 저농축으로 전환해야 한다. 일부 원심분리기 가동과 새 원심분리기 설치도 중단된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지난 27일 현지 프레스TV에 “(아라크 중수로) 건설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해 서방의 의심을 완전히 잠재우지 않고 있다. 이번 핵 협상에서 아라크 중수로 해체나 의료·산업용 동위원소만 생산하는 경수로 전환을 명시하지 않아 이란에 빠져나갈 구명을 줬다는 지적도 있다.
마크 힙스 카네기재단 핵전문가는 “(자리프의 발언은) 이란 내 반서방 강경파를 안심시키기 위해 외교전에서 아라크가 살아남았다는 것을 강조한 발언”이라며 “주변 도로 등 일반적인 건설을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아라크 발전소는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