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전력의 핵, 전광인… 새내기로 거침없는 공격
현대캐피탈 등 강팀 연파, 분위기 메이커로 팀에 활력
프로배구 한국전력이 올 시즌 ‘돌풍의 핵’으로 등장했다. 지난 3일 대한항공을 잡은 한국전력은 8일에는 ‘우승 후보’ 현대캐피탈마저 제압했다. 2승28패, 꼴찌로 지난 시즌을 마감했던 한국전력은 1년여 만에 2연승을 달렸고 현대캐피탈에는 2년1개월 만에 승리를 거뒀다. 9일 현재 한국전력은 4승6패로 LIG손해보험을 6위로 끌어내리고 5위에 올라 있다.
한국전력의 상승세에는 전광인(22)·박성률(27)·서재덕(24)으로 짜인 ‘성균관대 3인방’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이들은 외국인 선수 밀로스 쿨라피치(27·몬테네그로)가 빠진 상황에서 고른 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어 ‘토털 배구’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이들 중에서도 가장 주목 받는 주포가 드래프트 1순위로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은 새내기 전광인이다. 그는 8일 경기 후 “2연승이 이런 것인 줄 몰랐다. 1승하면 계속 연승으로 가자고 다짐했는데 드디어 그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싱글벙글한 얼굴로 대답도 시원하게 했다.
신형 발전기의 파워 한국전력 전광인이 지난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전에서 공격을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 한국전력 제공
전광인은 9일 현재 주요 공격 부문의 상위권에 자리잡고 있다. 득점(208점)은 국내 선수 최상위인 5위로 레오(삼성화재·305점), 아가메즈(현대캐피탈·295점), 마이클(대한항공·293점), 에드가(LIG·290점)의 뒤를 잇고 있다. 외국인 선수 7명 중 전광인 밑에 3명이나 있다.
전광인은 또 공격 종합 성공률 56.06%로 3위에 올라 있고 오픈 공격 4위, 후위 공격 3위를 달리고 있다. 서브도 외국인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는다. 세트당 서브 득점 0.33점으로 전체 4위이자 국내선수 중 1위에 자리잡고 있다. 이런 활약 덕분에 그는 ‘토종 외국인 선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전광인의 강점은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어떤 팀과 붙어 패배해도 손해볼 게 없지 않으냐”며 “우리보다 전력이 강한 팀이어서 부담 없이 경기를 한다”고 말했다.
전광인은 자신의 강타가 상대 블로킹에 걸려도 결코 실망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손 한 번 들어 미안함을 표한 뒤 코트를 돌며 파이팅을 외친다. 전광인의 이런 ‘생기발랄’한 에너지가 팀 전체로 퍼지는 중이다. 전광인은 8일 현대캐피탈전에서 4세트를 듀스 끝에 내준 뒤 마지막 5세트를 앞두고 “4세트까지 갔으니 우리가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며 분위기를 띄웠다고 했다.
“공격이 몰려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공격수가 공을 많이 때리는 게 무슨 부담이냐”며 “오히려 토스가 안 오면 섭섭하다. 토스가 많이 온다는 건 세터가 나를 믿는다는 것이어서 기분 좋다”며 활짝 웃었다.
코트에서는 펄펄 날며 공격을 주도하지만 코트 밖에서는 여전히 어린 후배다. 그는 대학선배인 서재덕과 박성률에게도 스스럼없이 애교를 떤다. 수시로 팔짱을 끼고 “형, 형” 하며 따른다. 이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이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종경 SBS ESPN 해설위원은 “점프·스피드·스윙속도 등이 나무랄 데 없다”며 “성격과 붙임성도 좋아 팀 분위기를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손목이든 어깨든 전신의 힘을 다해서 때리는 엄청난 파워로 상대 블로킹을 무너뜨리지만 힘의 안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오히려 걱정된다”며 “프로 선수이자 국가대표 레프트로 롱런하려면 강약을 조절하는 세기를 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