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공단 놔두고 대형로펌…소송비용 6600만원
“전용 금지된 수능 예산으로 수험생과 송사” 비난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11월7일부터 이의신청이 제기돼 40일간 이어진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출제 오류 논란에 대해 행정법원이 1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손을 들어줬지만 곱잖은 시선도 이어지고 있다. 당장 출제 오류 논란을 낳고 직접 유감까지 표명한 평가원이 피해자인 수험생들을 상대로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수천만원의 세금을 쓰면서 얻은 승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평가원은 이번 소송에서 국내 대형로펌 ‘빅3’로 불리는 광장의 변호사를 선임하며 소송비용으로만 6600만원을 사용했다. 수험생들이 선임한 변호사 2명 선임료의 10배가 넘는 금액이다. 승소료까지 포함하면 평가원 측의 부담은 더 늘어난다.
광장 측은 소송에서 서울서부지법원장·서울가정법원장 출신의 유원규 대표 변호사(사법연수원 9기)를 비롯해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등 6명을 배정했다.
통상 정부기관은 행정소송을 진행할 때 국가 공인 로펌인 정부법무공단을 이용한다. 국가기관의 행정소송에 전문성을 높이고 소송 비용을 낮추기 위해 만들어진 정부법무공단은 민간 로펌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사건에 따라 다르지만 행정소송 비용은 건당 200만~300만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평가원이 민간 대형로펌을 선임한 배경을 두고 통상적 관행이나 국민 정서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이날 “평가원은 대입 문제 출제 오류로 인해 피해자가 된 수험생을 상대로 국민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과도하게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현재 평가원이 수능 예산에서 목적 외 사용금지 원칙을 위배한 채 위법적으로 전용해 수험생들과의 소송 비용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송 결과와 관계없이) 끝까지 교육당국의 책임을 물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