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팀 압박감 주기에 충분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이 지난 29일 러시앤캐시전을 승리한 뒤 모처럼 입가에 웃음을 머금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2일 대한항공전부터 5연승하며 승점 30점을 쌓아 선두 삼성화재를 1점차로 바짝 뒤쫓았다. 그러나 김 감독이 5연승보다 더 흐뭇해한 것은 주포 문성민(사진)이 코트에 복귀한 일이었다.
지난 6월 월드리그 때 왼쪽 무릎 부상을 당했던 문성민은 4세트 종반 코트에 들어섰다. 예전의 파워 넘치는 강타와 서브를 모두 회복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가 코트에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대팀이 받을 압박감은 커 보였다.
문성민은 경기 후 “어떻게 코트에 들어섰고, 어떻게 공격을 하고 서브를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한마디로 얼떨떨하다”고 6개월 만의 복귀 소감을 말했다.
문성민의 복귀 효과는 부상 선수 1명이 회복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천안 홈팬들은 환호성으로 그를 환영했고 선수들도 덩달아 힘을 냈다. 그게 바로 문성민 효과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문성민이 복귀하면서 드디어 최강 팀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김 감독은 “완전한 복귀라고 말하기에는 이르다”며 “3라운드 끝날 때까지는 여전히 시험가동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재활 과정에서 치른 연습경기와 실전경기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말이었다. 김 감독은 “승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황에서 문성민을 투입하는 시간을 늘려나갈 생각”이라며 “3라운드를 거치면서 코트 적응을 마무리한 뒤 4라운드부터 본격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위기는 현대캐피탈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라이벌 삼성화재가 박철우 부상 탓에 1·2라운드 현대캐피탈과 같은 입장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이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만으로 버텨냈다면 삼성화재 역시 레오만으로 3·4라운드를 치러야 한다. 프로배구 양강 라이벌의 대결이 앞으로 더 재미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