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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때 주문 외듯 “좋아, 좋아”… 한국탁구 샛별 장우진

입력 2014.01.10 21:05

수정 2014.01.1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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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주니어탁구 단식 우승

장우진(19·춘천 성수고 3학년)은 남다른 각오로 2014년 새해를 맞이했다. 그는 “더 큰 도전을 위해서 기초를 더욱 단단히 다져야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세계주니어탁구선수권대회에서 정상은(현 삼성생명) 이후 6년 만에 한국 선수로 남자 단식 1위에 오른 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탁구 강국인 스웨덴·대만·일본 선수들을 차례로 무너뜨린 데 이어 ‘만리장성’ 중국의 에이스까지 꺾었지만 결코 방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탁구 신동’이자 ‘한국 탁구 세대교체의 중심’이라 불리는 그는 “키도 키우고 체력도 더 길러야 한다”면서 “국가대표 1군에 선발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고 싶다”는 꿈을 말했다.

지난달 말 농심 삼다수 훈련장에서 만난 장우진(19)이 한손에 탁구 라켓을 쥔 채 팔짱을 끼고 있다. 장우진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새해 희망을 말했다. | 이석우 기자

지난달 말 농심 삼다수 훈련장에서 만난 장우진(19)이 한손에 탁구 라켓을 쥔 채 팔짱을 끼고 있다. 장우진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새해 희망을 말했다. | 이석우 기자

▲ 독일로 탁구 유학가 다양한 선수와 훈련… 중 차세대 에이스 꺾고 포효
승부욕 강한 ‘미완의 대기’… “태극마크 달고 리우올림픽서 금 도전 꿈”

탁구는 속초 청대초등학교 1학년 때 시작했다. 4살 터울의 형이 탁구선수여서 자연스럽게 라켓과 친해졌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선수로 나선 후 조금씩 성적을 올려갔다. 그렇지만 ‘차세대 에이스’로 불릴 정도는 아니었다.

“탁구보다는 축구 쪽에 자꾸 눈길이 갔어요. 그런데 6학년 때 전국대회 준우승을 하고 나서 ‘한번 해보자’고 마음먹게 됐어요.”

장우진이 제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남춘천중 시절이었다. 그는 “지금도 ‘멘토’로 여기는 조성필 선생님을 만나서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면서 “지독하게 훈련했다”고 말했다. 오른손 셰이크핸드인 그는 하루에 3000개가 넘는 공을 치며 힘을 키웠다. 또 단점으로 지적되던 단신과 체력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학교 근처 언덕을 오르내렸다. 그는 “조 선생님이 ‘최고가 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라’고 하신 말씀을 지금도 마음속에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종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탁구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자 성장의 기회가 찾아왔다. 2011년 탁구용품 회사인 엑시움에서 ‘탁구 유학’을 제의한 것이다. “큰물에서 한번 놀아보라”는 권유였다. 그때 장우진은 선뜻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다른 나라 선수들과의 경기 경험을 쌓을 좋은 기회로 생각했다”고 기억했다.

독일에서는 탁구 분데스리가의 옥센하우젠이라는 클럽에 몸담았다. 포르투갈·루마니아·잉글랜드·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온 선수들과 하루 4~5시간 정도 훈련을 했다. 다양한 기술뿐 아니라 각양각색인 그들의 문화와 생각도 공유했다.

“탁구도 탁구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의사소통이었어요. 1주일에 사흘 정도 과외를 받기도 했고 전자사전을 들고 다니며 영어를 익혔지요.”

16살 청소년이 물설고 낯선 독일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는 “나에게 찾아온 기회를 백분 활용하자는 마음이 가득 차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독일 유학시절에 그는 다른 탁구 스타일을 맛봤다. 파워풀한 포핸드 드라이브를 익혔다. 중국으로 전지훈련도 갔다. 중국 선수와 랠리하면서 ‘만리장성’ 중국 탁구의 두께와 높이도 가늠해봤다. 장우진은 “1개월, 15일씩 두 차례 중국 전지훈련을 하면서 역시나 중국 탁구가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 덕분에 중국 선수들을 만나도 오히려 편안하게 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 유학이 족쇄로 작용하기도 했다. 2011년 12월 국내로 돌아온 그는 ‘독일 유학까지 갔다왔는데 못하면 어떡하나’라는 강박에 시달렸다. 또 자신을 지켜보는 많은 눈들도 의식해야 했다. 유학을 보내준 회사, 탁구 지도자들, 그리고 부모의 기대가 부담으로 느껴졌다.

김동혁 성수고 감독은 “독일에서 돌아왔을 때 우진이는 기술적 정체성이 모호했다”면서 “한국과 유럽 탁구를 혼합한 정도의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단점도 눈에 띄었다. 독일 유학파라는 부담과 강한 승부욕이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했다. 김 감독은 “승부욕이 강해 패배하고 나면 다음 경기까지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장우진은 국내외 대회를 눈앞에 둔 시점에는 실업팀 농심 삼다수에서 성인팀 선배들과 훈련을 함께한다. 자신보다 기량이 좋은 선배들과 맞붙어보면서 제 실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김 감독은 “백핸드 플레이가 부족하고 왼손 선수에게 약하다는 점을 개선하면 올림픽 메달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장우진은 경기를 하거나 연습할 때 외우는 주문이 있다. “좋아, 좋아”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자 승리에 대한 확신의 표현이다.

장우진은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차세대 에이스 저우카이를 4-1로 꺾은 뒤 테이블 위에 올라가 거침없이 포효했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또다시 장우진의 세리머니를 기대해도 좋을까. 이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할 것 같다. “좋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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