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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에 관통상 입은 18세 봉제 노동자 “우린 ‘160불 주세요’라고 말만 했는데”

입력 2014.01.15 21:54

수정 2014.01.15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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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 부상자 병원 표정

15일 캄보디아 프놈펜 러시아병원에 입원 중인 쓰라이 데이(18)는 오른팔에 붕대를 감은 채 힘없이 누워 있었다. 그는 지난 3일 카나디아 공단에서 열린 최저임금 인상 시위에 합류했다가 군경이 쏜 총알에 오른팔을 관통당했다. 옆에는 피와 소독약이 묻은 솜뭉치가 커다란 비닐봉지에 한가득 쌓여 있었다.

옆을 지키는 가족은 누나 한 명뿐이다. “엄마, 아빠 없어요. 가족은 저뿐이에요.” 누나는 한창 공부해야 할 나이부터 누나의 부담을 나눠 지겠다며 봉제공장에서 일해온 동생이 늘 안쓰러웠다.

“월급이 너무 적었어요. 우린 그냥 ‘160달러 주세요’라고 말만 했을 뿐인데…. 2일부터 군인들이 몰려오기 시작하더니 각목과 파이프로 막 때리기 시작했어요. 다음날 더 많은 노동자들이 합류하니까 총을 들고 나왔어요.” 데이는 마른침을 삼켜가며 띄엄띄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유혈진압에 부상당한 노동자들 군과 경찰의 시위 유혈진압 과정에서 부상당한 캄보디아 노동자들이 15일 프놈펜 시내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프놈펜 | 정유진 기자

유혈진압에 부상당한 노동자들 군과 경찰의 시위 유혈진압 과정에서 부상당한 캄보디아 노동자들이 15일 프놈펜 시내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프놈펜 | 정유진 기자

▲ “유일 가족 누나 도우려 공장일”
부상 고통에 수입조차 끊겨
입원 노동자 가족 불안에 떨어

카나디아 공단 정문 앞을 봉쇄한 군경들은 AK-47 총으로 무장한 상태였다. 전날 수백명에 불과했던 시위대는 군경의 과잉진압에 분노한 젊은 남녀 노동자들이 새로 합류하면서 수천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막대기와 돌멩이를 들고 무장한 군경들과 대치했다.

총을 보고서도 ‘설마 쏘랴’ 생각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어느 순간 귀를 찌를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군경이 발포를 시작한 것이다. 군경은 공단 부근 벵스렝 거리에 있는 노동자 숙소 안에까지 쫓아들어가 총을 쐈다고 했다. 사람들이 하나둘 쓰러졌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데이 역시 곧 정신을 잃을 듯한 고통에 휩싸였다. 어디서 날아온지 모를 총알이 오른팔을 뚫고 지나간 것이다.

데이는 “나는 다치기만 했지만 그때 5명의 노동자가 죽었다”고 괴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옆 병상에는 배와 다리에 총상을 입은 팬 수피가 누워 있었다. 수피의 손톱은 피딱지가 굳어 검게 변했다. 한국에서도 잠시 일한 적이 있다는 그의 아내는 서툰 한국말로 남편을 가리키며 “아파요”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데이와 수피의 양옆에는 목에 부상을 입고 깁스를 한 채 천장만 바라보는 노동자, 총상을 입고 고통스레 눈을 감고 있는 또 다른 노동자가 있었다. 입원 중인 노동자는 모두 27명. 대부분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이었다. 좁은 병실 밖에서는 어린아이들을 비롯해, 다친 노동자의 가족들이 복도 바닥에 주저앉아 치료를 지켜보고 있었다.

부상과 함께 이제 수입조차 끊겨버린 노동자들의 눈빛에는 치료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몰라 불안감이 서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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