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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직장 봉제공장서 10년…빚만 남았다”

입력 2014.01.16 21:47

수정 2014.01.16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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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세 여성노동자 롬 파비

캄보디아 북서부 콤퐁톰에서 태어난 롬 파비(31·사진)는 집안 형편 때문에 초등학교 1학년만 마치고 남의 집에서 식모살이를 시작했다. 나이를 좀 먹은 후엔 어머니와 함께 거리에서 빵을 팔았다. 그러는 사이 친구들은 하나둘 도시로 떠났다. 명절을 맞아 고향에 내려온 친구는 파비에게 “20달러만 주면 프놈펜의 봉제공장에 취직할 수 있도록 말을 잘해주겠다”고 했다. 파비는 돈을 꿔 20달러를 마련해 친구에게 건넸다. 봉제공장은 주로 인맥을 통해 사람을 뽑기 때문에 뒷돈이 오가는 경우가 많다.

[‘저임금 노동’ 한계에 부딪힌 동남아]“꿈의 직장 봉제공장서 10년…빚만 남았다”

하지만 믿었던 친구는 돈만 챙겼고 공장 관리자는 “키가 너무 작다”며 파비를 채용하지 않았다. 3개월 동안 프놈펜을 떠돌다가 겨우 한 공장에서 일자리를 얻었다. 그는 “아주 큰 기대를 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열심히 일하고 아껴 쓰면 집에 돈을 부쳐주고도 나를 위해 쓸 돈을 조금이라도 모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16일 말했다.

프놈펜의 봉제공장이 파비 같은 소녀들에게는 ‘꿈의 직장’이었다. 배움이 적은 시골 소녀들에게, 그나마 번듯한 일자리는 봉제공장이 유일했다. 하지만 꿈과 현실은 달랐다. 공장에서 일한 지 10년이 되어 가지만 잔업을 하고 각종 수당을 모두 합쳐도 한 달에 받는 돈은 110달러에 불과하다. 건설노동자인 남편과 둘이 시내에서 사는 데 드는 한 달 생활비는 최소 150달러. 하루 7.5달러를 받는 남편은 한 달 중 절반은 일거리가 없어 집에 있다. 아이를 키울 여력조차 없어 두 아이는 시골 어머니 집에 보냈다. 양육비로 30~35달러를 매달 고향에 부쳐줘야 한다. 결국 그에겐 200달러의 빚만 남았다. 파비는 이달 초 카나디아 공단 파업과 시위에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했다. 위험하다며 말리던 남편도 “봉제공장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건설노동자 임금도 오르게 될 것”이라며 응원해주기 시작했다.

파비의 꿈은 언젠가 고향에 다시 내려가 직접 키운 채소를 내다파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땅부터 사야 한다. 평생 적자인생을 살아온 파비는 “나는 태어나 단 한번도 저축이란 것을 해볼 수가 없었다”면서 “최저임금이 160달러로 인상되면 열심히 모아 땅을 살 돈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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