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조선의 과거제는 하층민에게도 활짝 열린 신분상승 제도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조선의 과거제는 하층민에게도 활짝 열린 신분상승 제도

입력 2014.01.24 20:05

수정 2014.01.24 22:32

펼치기/접기

▲ 과거, 출세의 사다리(4권)…한영우 지음 | 지식산업사 | 460쪽 | 각권 3만~3만5000원

원로 역사학자 한영우 서울대 명예교수의 <과거, 출세의 사다리>가 이번에 고종 시기를 다룬 4권이 나오면서 완간됐다. 1권 ‘태조-선조대’가 출간된 지 꼬박 1년 만이다. 책은 5년간 과거 급제자 1만5000명을 조사분석한 결과물로 원고지 1만2000장 분량이다.

[책과 삶]조선의 과거제는 하층민에게도 활짝 열린 신분상승 제도

한 교수가 밝힌 사실은 조선시대가 통념과 달리 신분이동이 자유로운 사회였다는 점이다. 신분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한 것은 과거 제도로, 이를 통해 신분이 낮은 과거 급제자가 대거 신분상승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조선은 하층사회에서도 인재를 등용하는 개방적 관료 임용제도로 과거를 운영함으로써 명석한 젊은이들이 관료로 등용돼 신분 상승이 가능한 탄력적 사회를 유지하려 했다는 게 책의 골자다. 한마디로 조선시대는 개천에서 용 나는 경우가 흔했다는 의미다. 한 교수는 이 같은 탄력적 사회 지향을 조선왕조가 500년 동안 장수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는다.

신분이 낮은 급제자 비율은 시대에 따라 들쭉날쭉했다. 태종 연간에는 50%였다가 세종대에 33%대로 떨어지며 광해군 시기 가장 낮은 14%대를 기록했다. 이후 17~18세기 중반 신분이 낮은 급제자는 16~37%에 머물렀는데 이때가 문벌 양반이 득세한 시기다. 한 교수는 조선이 폐쇄적 신분사회라는 학계의 통설이 통계적으로 들어맞는 경우는 조선 중엽에 국한된다고 본다. 18세기 이후 신분이 낮은 급제자의 비율은 가파르게 상승한다. 고종 연간에는 그 비율이 58%에 이르며 정점을 찍었다.

고종 연간 급제자 통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평안도 출신 평민의 약진이다. 이 시기에 평안도는 급제자 269명을 배출했는데 이 중 신분이 낮은 사람이 265명에 달했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40%가량 많은 수치로 고종의 북진정책 강화가 한몫했다. 기존의 연구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사실이다.

한 교수는 많은 역사학자들이 문과 급제자 명단인 ‘방목’만 분석해 조선이 폐쇄적 신분사회라는 결론을 끌어냈다고 지적한다. ‘방목’만으로는 평안도 평민의 약진을 포착할 수 없을뿐더러 조선시대 신분이 낮은 급제자의 규모를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족보를 비롯해 <실록> <규사> 등 사료는 물론 인터넷을 뒤져가며 종합적으로 접근해 과거 급제자 통계를 한층 보완했다. 또한 급제자 연구를 바탕으로 한 기존 학설들의 오류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선시대를 보는 시야를 넓히고 조선시대가 신분적으로 ‘열린 사회’였다는 점을 밝혔다.

실학자들이 권력 독점을 비판하고 문벌 타파를 부르짖은 이유는 17~18세기에 문벌사회가 고착화됐기 때문인데, 문벌사회는 조선시대의 일반적 경향이 아니라 일종의 경로 이탈 혹은 부작용이라는 게 한 교수의 시각이다. 저자에 따르면 조선은 인재 등용의 문을 활짝 열어 사회통합, 정치통합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과거, 출세의 사다리>는 조선시대 읽기 코드를 ‘폐쇄적 신분사회’에서 ‘사회통합 지향적 사회’로 대체한 노작이다.

  • AD
  • AD
  • AD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