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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 “AI 주범, 철새 아니다”

입력 2014.01.27 06:00

  • 박철응 기자

농장서 생겨 전파 가능성 커

“야생 조류서 발병 보고 없어”

전북 고창군 동림저수지 일대에서 처음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는 철새가 아닌 가금류(닭·오리 등) 농장에서 발생해 전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국제기구에서 제기됐다. 철새를 AI의 오염원으로 지목한 정부 입장과 배치된다.

동아시아·대양주 이동조류 협력기구(EAAFP)는 지난 24일 ‘철새, 조류독감의 원인이 아닌 피해자’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H5N8이 철새 무리로부터 시작됐을 것이라는 주장들은 입증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기구는 “전라지역에서 보고된 H5N8과 같은 고병원성 AI는 일반적으로 오리농장같이 매우 좁은 공간의 비자연·친화적 환경에서 자라는 가금류에서 찾아볼 수 있는 질병이며 지금까지 야생 조류에서 발생됐다는 보고는 없다”고 설명했다.

인천 송도에 사무실을 둔 EAAFP는 이동성 물새와 서식지 보호를 위해 철새 이동로에 있는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등 30개 파트너가 참여한 협의체다.

EAAFP는 “고병원성 AI는 가금류 농장에서 철새가 이용하는 저수지 등 외부 환경으로 전염됐을 확률이 높고, 이런 경우 감염된 대부분 철새들은 매우 빠르게 죽는다”면서 “가창오리떼는 석 달 전에 러시아로부터 한국에 도착했다. 도착하기 전에 감염돼 있었다면 최근까지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주 월동지인 가창오리들은 환경부가 나서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EAAFP는 “지금까지 사례로 봤을 때 감염된 철새로 인한 질병 확산은 가금류 거래, 사람 이동 등과 비교했을 때 매우 작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이미 11월 초에 도래한 가창오리가 12월 말쯤 AI를 퍼뜨렸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정부가 제시한 근거와 논리만으로는 AI가 철새에 의해 유발된 것이라 보기 어렵고, 따라서 이들에 대한 감시를 주요 대책으로 삼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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