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이동중지 명령 “효과 적고 되레 피해”
‘보여주기식’ 지적에 당국선 “경각심 차원”
방역당국이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일시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을 내렸지만 충북 진천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일시이동중지 명령의 방역효과가 적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사실상 ‘보여주기’식이라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27일 경기, 충남·북, 대전, 세종 지역에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동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해당 지역의 가금농장 종사자는 이동이 금지됐고, 농장 및 운반차량에 대한 일괄 소독을 벌였다. 하지만 일시이동중지 명령이 발동된 충북 진천 종오리 농장에서 AI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충북지역 첫 AI 신고였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해당 농장의 고병원성 AI 정밀검사에 들어갔다.
가축전염병 대응 방법 등을 당국에 조언하는 법적 자문기구인 가축방역협의회 위원 과반수는 경기, 충청지역에 내린 일시이동중지 명령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들이 살처분 27일 전남 나주시 세지면의 닭 사육농가에 군장병 150여명이 투입돼 닭을 살처분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가축방역협의회 위원인 김재홍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농가 및 시설 등의 일괄 소독은 일시이동중지 전부터 시행되고 있다”며 “일시이동중지에 추가적인 방역효과가 있다고 할 수 없어 발동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분뇨에 바이러스가 있거나, 영하 5도 이하에선 대부분 소독제의 효과가 없기 때문에 며칠에 걸쳐서 철저히 소독하는 것이 중요한데 12시간 일시이동중지를 걸면 인력 부족 및 시간 제약으로 인해 오히려 충분한 소독조치를 하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일시이동중지 명령으로 인한 피해가 더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기석 경북대 수의대 교수는 “오리와 닭 부화장은 별도의 급수시설이 없기 때문에 12시간 이동제한 조치를 취하면 부화장의 병아리는 탈수 증세를 겪고 성장이 늦어진다”면서 “당장 사료가 필요한 농가도 많을 텐데 갑자기 밤중에 일시이동중지를 걸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건가”라고 말했다.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는 이동중지 발동 전인 26일에는 “이동중지 발동 시 실익보다 업계 피해가 더 클 수 있다”고 밝혔다가 발동 당일인 27일에는 “설 직전 국민들의 이동이 많을 텐데 경각심을 높이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