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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여파 토종닭 판로 막혀 축산농민 음독 목숨 끊어

입력 2014.02.06 21:34

수정 2014.02.06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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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닭을 키우던 축산농민이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토종닭을 출하하지 못하자 음독자살했다. AI 발생 이후 닭을 키우던 축산농민이 자살한 것은 처음이다.

6일 오전 5시쯤 봉모씨(53)가 전북 김제시 금구면 자신의 집에서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시도했다. 봉씨는 음독자살을 시도하기 전 서울에 사는 조카에게 전화를 걸어 “할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겼다.

이 조카는 전화를 끊자마자 봉씨의 누나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봉씨 누나와 매형이 봉씨 집으로 달려가 봉씨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봉씨는 끝내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봉씨는 토종닭 3만5000여마리를 길렀다. 하지만 AI 발생 이후 토종닭 판로가 막힌 데다 병아리를 새로 들이지 못해 고민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토종닭은 보통 입식을 한 뒤 60여일이 지나면 출하해야 하지만 봉씨의 닭 중 일부는 100일을 넘긴 것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씨 농장은 살처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AI 발생 이후 토종닭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판로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봉씨의 형(55)은 “동생이 며칠 전에도 ‘토종닭을 제때 출하하지 못해 망하게 생겼다’며 처지를 비관하는 말을 했다”면서 “재래시장에서도 생닭 거래가 금지되는 바람에 동생이 오랫동안 닭을 내다팔지 못했다”고 경찰에서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봉씨는 전날 밤 매형과 술을 마시며 토종닭을 찾는 사람이 없어 판로가 막혔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했다”면서 “농장 임대가 끝나 새 계사를 얻어야 할 시점인데 해결책이 없자 취기에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봉씨는 결혼도 하지 않고 팔순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해왔다. 경찰은 봉씨가 유서는 남기지 않았으나 타살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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