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조류인플루엔자(AI) 전파를 막기 위해 도입한 ‘출하 전 사전임상검사제’에 구멍이 뚫렸다. 출하 전 사전임상검사제란 닭·오리를 출하하기 전 가축방역관이 현장을 방문해 임상검사를 진행하고 문제가 없을 때만 가금이동승인서를 발급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I에 감염된 경기 평택 농장의 병아리가 경북 경주, 경기 안성 등으로 분양됐으며 분양 전 임상검사를 해야하는 평택시 가축방역관이 현장에 가지 않고 승인서를 발급해준 것으로 보인다고 10일 밝혔다. 농식품부는 이 때문에 경북 지역에서 지난 8일 첫 AI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보는 정부세종청사에서 ‘AI 대책 브리핑’을 열고 “현재까지 조사내용을 보면 (가축방역관이) 평택 농장에 직접 가지 않고 팩스로 승인서를 끊어준 정황이 있다”며 “가축방역관이 지금 연락이 잘 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확인(임상검사)과정에서 소홀히한 점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경기도 평택 산란계 농장은 지난 4일 병아리를 경기도 안성, 경북 경주, 전북 군산·익산에 분양했다. 이틀 뒤 병아리를 분양받은 안성 농장에서 AI 의심신고(33번째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AI 신고가 접수되자 방역당국은 이곳에 병아리를 분양해준 평택 농장과 병아리를 분양받은 경주, 군산, 익산 농장 등에 대한 AI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이중 평택농장과 경주농장에서 AI 양성 반응이 나왔으며 농장 내 가금류는 모두 살처분됐다.
문제는 방역당국이 AI 확산을 막기위해 지난 1월말 도입한 ‘출하 전 사전 임상검사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이다. 이동검역승인서는 분양 전 가금류가 설사를 하는지, 활력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등을 검사한 뒤 발급해야 하는 문서로 AI 방역의 핵심이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이런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 당시 임상검사 절차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해당 가축방역관은 연락두절 상태다.
한편, 지난 1월 중순 발생한 AI로 인해 현재까지 살처분한 닭·오리는 363개 농가 860만8000마리에 달한다. 앞으로 19개 농가 42만9000 마리가 추가로 살처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