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추모 등 차단 논란
노동계 “반 인륜적 발상”
정부가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에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에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행정부는 지난달 29일 교육부·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정부기관에 ‘5·1 노동절 집회 관련 복무관리 철저 요청’이라는 공문(사진)을 내려보냈다. 노동절에는 서울역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도하는 노동절 집회와 행진이 예고돼 있었다.
안행부는 이 공문에서 “최근 세월호 사고로 인해 전 국민적 추모 분위기 속에 공무원들이 집회에 참여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각급 기관장께서는 소속 공무원들의 복무관리에 철저를 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안행부의 공문에 따라 교육부도 지난 1일 17개 시·도교육청에 ‘집회 관련 복무관리 철저 알림’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공무원들의 복무관리를 철저히 해 달라고 보낸 공문을 시·도교육청과 국립대 등 소속기관에 이첩했다”며 “(공문은) 세월호와 관련해 전 국민이 추모하고 있고 공무원들의 대응에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공무원들이 집회에 참여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 공문은 시·도교육청을 거쳐 일선 학교에도 전달됐다. 실제 노동절 추모 집회에는 교사 등 공무원들이 개별적으로 참여했고, 앞서 지난달 30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7개 시·도에서 추모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경향신문 확인 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안행부 공문을 받은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연구원 간부들과 산하기관장들에게 공무원들의 노동절 집회 참가를 용납할 수 없다는 공문을 전달했다.
노동계는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현 전교조 정책실장은 “공무원은 모두가 애도하는 추모 집회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은 반인륜적 발상”이라며 “이는 박근혜 정권이 세월호 참사 대응에서 무능력과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주었기에 국민의 저항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공무원들을 위축시켜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공무원들의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과 노동조합의 단결권을 보장하고 있는 노조법을 정부가 정면으로 어기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