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의 맛…앙투안 콩파뇽 지음·장소미 옮김 | 책세상 | 192쪽 | 1만3000원
르네상스기의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는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지방 법관과 시장직을 지내다가 은거하면서 인생에 대한 성찰을 1580년 <수상록>이라는 책 한 권에 남겼다. ‘어떻게 혼란스러운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자신으로 살 것인가?’ 1000페이지가 넘는 <수상록>에 담긴 철학은 이 문장 하나로 압축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몽테뉴의 <수상록>을 발췌, 요약하며 저자의 사유를 녹여내는 방식으로 몽테뉴 철학을 읽기 쉽게 정리했다. 몽테뉴 사상을 소개하는 40개 꼭지로 구성돼 있는데 ‘피부와 셔츠’, ‘자유로운 경쾌함’, ‘냄새, 버릇, 몸짓’ 등 <수상록>과 별로 연관 없을 것 같은 소제목의 글들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몽테뉴 철학을 소화하게 된다. 그래서 책의 부제는 ‘몽테뉴와 함께하는 마흔 번의 철학 산책’이다.
프랑스문학을 전공한 저자는 몽테뉴와 마르셀 프루스트 전문가로 프랑스의 손꼽히는 지성이자 콜레주 드 프랑스의 교수다. 저자는 2012년 여름 동안 프랑스 공영 라디오 채널인 프랑스 앵테르에서 ‘몽테뉴와 함께하는 여름’을 진행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몇 줄짜리 문단을 40여군데 골라내어 이것을 간략하게 해설하면서 그 역사적 깊이와 여전한 현재성을 보여준다는 것이 무모한 도전으로 여겨졌다”고 고백했다.
그렇지만 그는 “일정한 틀 없이, 순서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몽테뉴의 철학을 프로그램과 프로그램 사이에 5분이 채 안되는 시간 동안 풀어냈다. 이 프로그램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듬해인 2013년 여름 <몽테뉴와 함께하는 여름>이라는 같은 제목의 책으로 출간돼 15만부 이상 팔리면서 프랑스 서점가에 ‘몽테뉴 열풍’을 일으켰다. 저자는 이 책의 ‘최종적이고 유일한 목표’를 몽테뉴의 <수상록>을 직접 읽고 싶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