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비 반값, 항공권 전액지원, 유학과 연계된 여행사 특별채용”
지난 5월 자녀들과 함께 방학동안 필리핀 단기 어학연수를 떠나려던 ㄱ씨는 인터넷에서 눈이 확 뜨이는 문구를 발견했다. ‘유학OO’란 상호를 내건 이 업체는 전역장교 출신의 안모씨가 운영하고 있었다. 안씨는 “취업이 어려워진 장교 후배들과 군 가족들을 위해 저렴한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도 타 유학원보더 나은 혜택을 제공했다. 저렴한 가격때문에 의심도 들었지만 홈페이지에 소개된 안 대표와 군 인사들과의 관계, ‘직원들이 모두 장교 출신으로 구성돼 있어 신뢰할 수 있다’는 설명에 ㄱ씨는 아들 친구의 가족들까지 모아 총 7명분 1400여만원을 업체에 입금했다.
하지만 출발날짜가 다가오자 업체 측의 얘기는 달라졌다. ㄱ씨 일행에 돈을 추가로 요구하는가하면, 현지의 숙식 조건에 대한 이야기도 기존 설명과 다르게했다. 이상하다는 생각에 필리핀 현지 어학원에 물어보니 업체 측은 “안씨의 업체와 거래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입학허가서도 위조라고 했다. 깜짝놀란 ㄱ씨가 인터넷에 글을 올리니 유사한 피해자가 많았다. 어학연수를 위해 힘들게 알바해서 모은 돈을 날린 학생, 뇌종양에 걸려 어학연수를 미뤘지만 돈을 환불받지 못한 학생 등 사연도 다양했다. ㄱ씨와 피해자들은 최근 경찰에 안씨를 사기혐의로 고소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24일 ‘저렴하게 어학연수를 보내주겠다’고 홍보한 뒤 고객들로부터 입금받은 돈을 빼돌린 혐의(사기 등)로 안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지명수배했다고 밝혔다. 안씨는 그간 경찰의 조사통보에 불응한채 연락을 두절했다. 경찰은 안씨가 현재 필리핀에 거주 중인 것으로 보고 신변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안씨로 인해 총 11명의 피해자들이 4700여만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위조된 입학증을 받아 현지 유학원에 들어가지도 못한채 돌아오거나, 입금한 돈이 제대로 쓰이지 않아 예정기간의 절반만 교육받고 쫓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안씨로부터 피해를 입은 이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안씨의 유학업체 웹사이트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에 폐쇄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