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건강상식’에 떨지 마세요

헬스경향 이보람 기자

신장병 원인인 부종은 매우 드물고 혈변은 대장암보단 대부분 치질 탓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나타난 긍정적인 측면은 다양한 정보를 빠르고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부정적인 측면은 미확인정보들이 넘쳐난다. 특히 건강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이 인터넷상에서 떠돌면서 많은 사람을 혼란스럽게 한다. 대표적인 것이 어떤 한 가지 증상을 통해 자신의 병을 평가하는 것이다.

몸무게가 늘어난 것도 아닌데 얼굴이나 손 등이 자주 부을 경우 대다수 사람들이 ‘콩팥’질환을 의심한다. 포털사이트 질문게시판에도 “최근에 잘 붓는데 콩팥에 문제가 있는 건가요?”라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몸이 붓는 것을 단순히 신장질환 때문이라고 알고 있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라고 말한다. 몸이 붓는 원인은 다양하다. 내과질환, 만성영양결핍, 갑상선질환, 간질환, 심장질환, 신장질환에서 오는 병적 원인뿐 아니라 특발성부종이나 젊은 여성의 경우 내분비기능의 생리적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주기성부종 등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을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신장내과 정우경 교수는 “환자를 접하다 보면 짠 음식을 과다하게 섭취한 후 일시적으로 염분·수분 불균형이 일어나 몸이 붓는 경우가 많다”며 “많은 사람이 걱정하는 것처럼 신장병에서 비롯된 부종은 매우 드물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계단이나 오르막길을 오를 때 숨이 찬 경우, 부종과 함께 기침이 나고 혈압이 오르며 다리가 붓는 경우, 당뇨를 앓은 지 10년 이상 된 경우, 며칠 새 소변량이 줄어든 경우, 소변이 빨갛거나 갈색으로 나오면서 붓는 경우, 눈 주위가 갑자기 붓는 등의 증상을 보일 때는 콩팥기능 이상이나 다른 내과적 질환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직장인 대다수는 ‘피로감’을 호소한다. 아무리 주말에 푹 쉬어도 피로가 없어지지 않는다며 스스로를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하지만 만성피로증후군은 충분한 휴식을 취했는데도 피로감이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진단된다. 더욱이 이 질환은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질환이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는 “만성적으로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이 이 질환이라고 자가진단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 질환은 우리나라에 드문데다 단순히 피로하다고 진단되는 것이 아니니 성급하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피로를 일으키는 흔한 신체질환으로는 빈혈, 결핵, 만성간질환(만성간염, 간경화 등), 당뇨병, 갑상선질환, 신부전증, 심부전증, 암 등이 있다. 또 만성피로는 정신질환이 있는 경우 발병하기도 한다. 우울증과 불안증이 가장 흔하다. 우울증환자는 기분이 우울하며 매사에 의욕이 없고 무기력해 심하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불면증이나 두통, 식욕부진·증가, 소화불량, 변비, 성욕감퇴 등 신체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대변과 관련된 잘못된 건강상식도 많다.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면 ‘대장암’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배변 시 항문통증이 동반된 선혈은 대부분이 항문열상(변비 등으로 인해 항문이 찢어지는 것)으로 인한 출혈이라고 말한다. 통증이 없으면서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도 대부분 내치핵인 경우가 많다. 배변 직후 대변과 함께 묻어나오는 선홍색 혈액은 대장암이라기보다 대개 치질이나 변비로 인한 치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대장암의 증상 중 하나로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이른바 혈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장암이라고 모두 혈변이 있는 것은 아니며 혈변이 있더라도 현미경으로 봐야 겨우 관찰되는 잠혈인 경우가 많다. 정 교수는 “불명확한 정보를 토대로 자가진단 후 불안에 떨지 말고 정확한 원인을 찾아 조치를 취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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