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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은 인문학 채용은 이공계… 관리직군마저 ‘사라지는 인문계 우대’

입력 2014.10.22 22:27

수정 2014.10.2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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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강조하면서 전공자는 뽑지 않는 기업들

최근 대기업 공채의 키워드는 ‘역사’와 ‘인문학’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달 초 실시한 그룹 공채 인적성시험에서 ‘몽골과 로마제국의 성장 과정과 이를 통해 현대차가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700자 내외로 기술하라는 에세이 문제를 출제했다.

지난 12일 실시된 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SSAT)에서도 한국사는 물론 세계사와 철학을 아우르는 문제가 나왔다. 하지만 채용 현장의 움직임은 이와는 정반대다.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부터 그룹 공채에서 인문계열 출신을 뽑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도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력 전자계열사 채용의 80%에 이공계 전공자만 지원할 수 있도록 칸막이를 쳐놨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4대 그룹 고위 관계자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인문학 전공자가 아닌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엔지니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너럴리스트로서 인문계열 출신들의 장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도 사라지는 추세다. 또 다른 4대 그룹 관계자는 “마케팅·영업 등 스태프 직군을 뽑을 때도 인문계열 출신이 공대생보다 낫다는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며 “순환근무를 고려하면 제품 이해도가 높은 공대 출신이 여러 직무에서 성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관리직종 채용에서도 ‘인문계열 우대’가 사라지고 ‘전공불문’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기업들은 인문계열 전공자의 취업난이 가중되는 원인 중 하나로 국내 산업구조의 변화를 꼽았다. 국내 10대 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전자, 롯데쇼핑, 포스코, GS건설, 현대중공업, 대한항공, 한화케미칼 등이다. 이 중 서비스업과 제조업 중간쯤에 위치한 대한항공을 제외하면 롯데쇼핑만 서비스업으로 분류되고 나머지는 수출·제조업 일색이다. 인문계열보다 이공계 전공자가 취업에 유리한 산업구조인 셈이다.

기업들이 인문학과 공학적 소양을 고루 갖춘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려는 시도는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문계열 전공자를 선발해 6개월간 소프트웨어 실무교육을 실시한 뒤 현장에 투입하는 삼성그룹의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CSA)’ 프로그램 정도가 그나마 눈에 띄는 정도다.

재계 관계자는 “채용시험에 역사 문제를 낸다고 무슨 효과가 있느냐는 비판에 절반 정도는 공감한다”면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는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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