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필관리사 고용 때 작성… 불투명 체계 단면 보여줘
‘부산경남 경마공원’의 마필관리사들이 불투명한 성과급 지급 체계에 반발해 마사회와 조교사협회를 상대로 집단행동에 나섰다. 총임금의 30~40%나 되는 성과급을 고용주인 조교사가 마음대로 정해 정규직 마필관리사도 고용·임금 불안이 일상화됐다는 것이다. 노동계에서는 이곳을 정부가 추진하는 임금 유연성 확보와 ‘정규직 보호 완화’의 폐해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업장으로 지목하고 있다.
양정찬 마필관리사노조 부산경남지부장은 1일 “마필관리사 월급이 마방별로 적게는 15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천차만별인데 마사회와 조교사들에게 성과급 지급 방식을 물어도 답을 안 해준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양 지부장이 공개한 마필관리사의 근로계약서 성과급 항목(사진)을 보면 “성과급은 ‘갑’의 경영성과에 따라 지급하되, 지급 시기·횟수 등은 ‘갑’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돼 있다. 경마 상금과 무관하게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아도 문제될 게 없는 셈이다.
양 지부장은 “마필관리사의 기본급이 대부분 최저시급에 맞춰 정해지기 때문에 성과급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조교사들은 특정 마필관리사를 내보내고 싶을 때 수개월 정도 성과급 지급을 떨어뜨려 퇴사를 압박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필관리사는 ‘무늬만 정규직’일 뿐 실제는 비정규직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성과급을 ‘엿장수 마음대로’ 지급하는 것이 경마산업에서는 글로벌 스탠더드”라며 “서울경마장은 성과급 배분 방식이 정해져 있지만 그것이 되레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노동계에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정규직 과보호 해소’를 앞세워 임금 유연성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임금 지급 체계가 사용자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성과급 위주로 재편되면 해고와 임금 유연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