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14곳 중에 절반이 불이행, 부과율 33%P나 깎아 적용
“원전은 주민 반대 무릅쓰고 확대… 거꾸로 가는 발전 정책”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량을 지키지 않은 발전사들의 과징금을 170억원 가까이 감면해줬다. 원자력발전은 주민 반대를 무릅쓰고 확대를 고집하면서도 그 대안인 신재생에너지 확대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린피스 ‘영광 원전 가동 중단’ 퍼포먼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8일 전남 영광군 한빛원자력발전소 앞에서 한빛원전이 가동된 1985년 이후 발생한 사고·고장 건수와 같은 160개 십자가를 들고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 그린피스 제공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서울 수송동 석탄회관에서 ‘신재생에너지 정책심의회’를 열고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 이행실적을 점검했다. 이는 50만㎾ 이상 발전설비를 갖춘 발전사업자가 총 발전량 중 일정비율 이상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2012년부터 시행됐으며 현재 국내 14개 발전사가 제도 적용 대상이다. 지난해 의무공급 비율은 전체 발전량의 2.5%였다.
지난해 이 제도 의무량을 달성하지 못한 곳은 7곳으로 전체 과징금은 498억원이다. 업체별로 한국서부발전 181억원, 한국중부발전 113억원, 한국동서발전 79억원, 한국남부발전 62억원, GS EPS 54억원, 한국남동발전 6억원, 포스코에너지 3억원 순이다.
2012년 의무량을 채우지 못한 업체 6곳에 부과된 과징금은 253억6000만원이었다. 1년 만에 과징금 액수가 2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전년도에 적용된 기준을 적용하면 오히려 169억5000만원이 감면된 규모다.
이 제도 과징금은 업체별 불이행량에 공급인증서(REC) 평균거래 가격과 과징금 부과율을 곱한 값이다. 공급인증서는 발전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공급했음을 증명하는 인증서다. 불이행량과 공급인증서 평균거래 가격은 고정값인 반면, 과징금 부과율은 관련법에 따라 150% 내에서 조절할 수 있다. 2012년 과징금 부과율은 평균 131%였다. 이를 불이행 업체별로 적용하면 전체 과징금은 667억5000만원이다.
그러나 지난해 불이행 업체에 적용된 부과율은 평균 98%로 전년보다 33%포인트 낮아졌다. 남동발전 과징금 부과율은 2012년 150%였지만 지난해 57%포인트 낮은 93%였다. 서부발전 과징금 부과율도 135%에서 90%로 낮아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부좌현 의원은 “산업부가 올 9월 국회에 지난해 과징금 규모를 600억원 이상으로 밝혔지만 석 달 만에 과징금 규모가 100억원 이상이 줄었다”며 “발전 사업자들이 제기해온 민원을 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과징금 부과율은 발전사들이 이행하지 못하게 된 이유 등 모든 여건을 고려해서 적용했다”며 “올해 육상풍력발전소 입지와 관련된 규제가 개선됐고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출 조건도 완화한 만큼 이행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