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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기소, ‘갑질 한국’ 뜯어고치는 계기 돼야

입력 2015.01.07 20:42

수정 2015.01.07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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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재판에 회부됐다. 검찰은 어제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5개 혐의로 조씨를 기소했다. 증거인멸을 주도한 여모 대한항공 상무와 대한항공 측에 조사 내용을 넘겨준 김모 국토교통부 조사관도 재판에 넘겼다. 국토부 공무원들의 항공기 좌석 승급 특혜 의혹 등을 제외하면 이번 사건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조씨의 범죄사실은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던 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고 사무장을 강제로 비행기에서 내리게 해 항공기 안전을 위협한 부분이다. 다음은 사건 발생 후 대한항공 측의 조직적 사건 은폐·조작에 가담한 부분이다. 검찰은 조씨가 사무장 등 다른 직원들이 국토부 조사를 받는 동안 여 상무로부터 조사 상황을 실시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조씨는 여 상무에게 “내가 뭘 잘못했나. 매뉴얼을 숙지 못한 사무장을 내리게 한 게 뭐가 문제냐”는 취지의 질책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온 나라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조씨의 ‘슈퍼 갑질’은 이제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한 달 넘게 들끓던 분노는 어디로 향해야 할까. 재벌 총수의 딸을 구치소에 가둔 데 만족하며 사그라지면 되는 걸까. 만약 조씨 개인을 향한 분노로 끝날 경우 ‘땅콩 회항’은 무의미한 해프닝에 그칠 뿐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수많은 ‘을’의 눈물로 가득찬 ‘갑질민국’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물량 밀어내기 등으로 대리점주를 괴롭힌 ‘남양유업 사태’가 있었다. 라면이 설익었다며 승무원을 폭행한 ‘라면 상무’, 주차 문제로 호텔 직원에게 폭력을 휘두른 ‘빵 회장’도 있었다. 하지만 사회적 공분에도 불구하고 갑질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갔다. 최근에도 아파트 경비원이 주민들의 모욕에 시달리다 분신자살했고, 백화점 고객이 주차장에서 아르바이트 주차요원의 무릎을 꿇리지 않았는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특정 개인의 인성이나 기업의 도덕성만 조롱하다 이내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작금의 과제는 특정인과 기업에 대한 분노를 한국의 천민자본주의 구조에 대한 분노로 바꿔내는 일이다. 불공정한 갑을관계를 뜯어고치기 위한 법적, 제도적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 ‘을’의 각성과 연대 또한 절실하다. 갑질에 개별적으로 대응해서는 백전백패다. 노동조합 활동이나 시민운동 등 사회적 연대를 통해 갑질에 맞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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