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사건으로 큰 곤혹을 치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소통’과 ‘공감’을 강조하고 나섰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달 30~31일 1일 2일간 경기 용인 신갈 연수원에서 열린 2015년 임원 세미나에서 “직원들과 유연한 소통과 공감을 통해 잘못된 시스템과 문화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자”고 주문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대한항공 국내·외 임원 114명 전원이 참석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30~31일 경기 용인 신갈연수원에서 열린 임원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대한항공 제공
조양호 회장은 이 자리에서 “회사가 어려울수록 나를 비롯한 임원들부터 솔선수범하고 직원들의 마음을 얻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사회적 문제이자 대한항공의 문제로 지적되는 소통 부분도 마찬가지로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선 대한항공에 대한 사회 여론 및 사내 여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임원들에게 “현장에 직접 나가보지 않고 문제점이 무엇인지, 그에 따른 개선방안이 뭔지 알지 못한다”며 “직접 현장을 찾아 애로사항도 청취하는 한편, 고객 서비스와 안전 등 회사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조양호 회장은 “서비스란 개개인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일관성이 중요하면서도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의 융통성도 필요하다”며 “일관성을 위한 규정을 만들었으면 단순히 지시로만 끝나지 말고 어떤 필요성 때문에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하고 어디까지 유연성을 발휘해도 되는지를 직원들에게 알려달라”고 언급했다. ‘땅콩 회항’ 사건의 발단이 된 서비스 매뉴얼 논란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발언으로 보인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해의 성과는 우리가 잘한 부분보다는 유가 하락 등 외부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며 “시장을 지키고 선도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