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i40’은 현대·기아차 라인업 가운데 유일하게 왜건 스타일 트림을 가진 중형 승용차다. 차체가 쏘나타보다 작지만 외관과 인테리어를 젊은 취향에 맞췄다.
여기에 2015년 모델은 ‘유로6’ 배출가스 기준에 부합되는 엔진과 7단 더블클러치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 연비를 더 높이고, 변속속도가 빨라져 주행감성이 이전 모델보다 높아졌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2015년형 ‘i40’는 더블클러치 방식의 7단 자동변속기를 채용해 변속이 종전모델보다 빨라졌다.
4일 ‘i40’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서울춘천고속도로 남춘천 인터체인지(IC) 구간에서 시승했다. 시승에는 가격이 2875만원으로 가장 비싼 트림인 ‘디 스펙(DSPEC)’ 디젤엔진 차량이 동원됐다. 일반 트림보다 서스펜션이 강하고, 핸들링도 보다 스포티하다. 패들 시프트가 운전대에 붙어 있어 빠른 가감속이 가능한 모델이다. 인테리어도 가죽 시트 등이 투톤 컬러로 마무리됐고,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은 금속 재질로 만들었다.
시승에서는 고속 주행 안정성과 가속성능, 변속감, 연비 등을 주로 테스트했다. i40에 사용된 디젤엔진은 1.7ℓ로 전자제어 터보차저 연료분사 시스템이 적용됐다. 최고출력은 4000rpm에서 141마력, 1750~2500rpm에서 34.7㎏·m의 최대토크가 나온다.
‘i40’ 2015년형은 소음이 많이 개선됐다. 고속주행시 엔진음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바람가르는 소리도 크지 않다.
엔진음은 디젤차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정숙하다. 정차시에도 엔진음을 거의 의식하지 못할 정도다. 가속페달의 응답성은 무척 높다. 발을 올려놓기만 해도 지체없이 발진한다. 잠깐 사이에 스피도미터 바늘은 시속 100㎞ 이상으로 치솟는다.
현대차가 벨로스터에 이어 두번째로 적용한 더블 클러치의 성능은 독일차와 엇비슷한 수준까지 올랐다. 패들 시프트를 사용하면 더블 클러치의 성능을 몸으로 좀더 느낄 수 있다. 왼손과 오른손으로 기어 단수를 낮추거나 높이면 단절감 없이 즉각적으로 변속이 된다. i40의 시프트 다운과 업의 감각은 부드럽고 담백하다.
시속 100㎞ 이상 속도에서, 기어단수를 톱기어인 7단에서 2단 내린 뒤 풀 악셀을 하면 타코미터 바늘은 레드존까지 돌아간다. 이후 엔진 보호를 위해 차가 알아서 기어단수는 한단 더 높여준다.
‘i40’ 왜건. 러기지 레일, 스마트 테일 게이트 같은 옵션으로 트렁크 이용도를 높였다.
고속주행 안정성은 국산차 가운데, 현대차 중에서도 톱 클래스 수준이다. 스피도미터의 2시와 3시 사이 속도에서도 매끄럽게 도로를 잡고 질주한다. 국산차의 대표적 단점인 고속에서의 부양감이나 핸들링의 불안감이 거의 사라졌다. 오히려 운전자로 하여금 ‘좀더 빨리 달릴 수 있겠다’는 확신을 준다. 스포츠튠의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세팅, 225/45/R18 규격의 광폭 타이어가 만든 ‘작품’인 셈이다.
i40의 핸들링은 ‘샤프’한 편이다. 유격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타이어에 운전자가 의도한 회전량을 그대로 전달한다. 인터체인지 등에서 운전대를 다소 과격하게 돌려봤지만 무리없이 곡선로를 빠져나갔다. 이 차에는 코너링 때 회전하는 안쪽의 구동 바퀴에 제동을 가해 차량의 코너링과 핸들링을 수월하게 하는 ‘ATCC’ 시스템이 장착됐다. 조금은 액티브한 코너링이 가능해진 것이다.
브레이크 성능도 믿음직하다. 시속 100㎞ 이상에서도 빠르게 속도를 줄여준다. 새 차여서 브레이크 패드가 아직 제 자리를 잡지 않았음에도 밀리거나 좌우측으로 허둥대지 않고 가볍게 멈추게 하는 능력을 지녔다.
1.7ℓ란 배기량의 열세에서 오는, ‘화끈한’ 가속감은 조금은 부족하다. 하지만 패들 시프트로 기어단수를 적절히 조절하면 만족할 만큼의 빠른 달리기가 가능하다.
연비는 운전자 몫이다. 남춘천IC로 향하는 길에서는 패들 시프트로 4~5단을 오르내리며 아주 빠른 속도로 달렸더니 ℓ당 12.8㎞가 나왔다. 돌아오는 길에는 가급적 시속 100㎞에 맞춰 달렸고, 시내에서는 간간히 스포트 모드를 이용했음에도 19.2㎞가 나왔다. 하이브리드 차량과 비슷한 고연비가 나오는 것이다.
쏘나타 디자인이 조금은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20대와 30대 멋쟁이 직장인, 신혼부부에게 유럽 스타일의 디자인과 주행감성, 향상된 연비를 갖춘 i40은 꽤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