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보안법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1)에게 실형을 선고한 오성우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2기)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성우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은 돈과 지위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 자존감을 무너뜨린 사건”이라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오 부장판사는 이날 열린 1심 공판에서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배려만 있었다면, 직원을 노예처럼 부리지 않았다면, 승객을 비롯한 타인에 대한 공중의식이 있었다면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지난해 12월30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차에서 내려 서울 서부지방법원 청사로 들어오고 있다.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오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도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피고인은 지금 ‘내가 왜 여기 앉아 있나’ 이런 생각 하고 있는 거 아니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오성우 부장판사는 과거 소신있는 판결로 주목을 끌었던 인물이다.
오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22일 최장기 철도노조 파업을 주도한 김명환 전 철도노조 위원장(50) 등 간부 4명에 대해 전원무죄 선고를 내렸다.
재판부는 파업의 목적은 위법하지만 파업 계획과 필수 인력 등을 사측에 알린 점 등을 비춰 볼 때 업무방해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8월에는 아나운서 지망 여대생들을 상대로 모욕적 발언을 한 혐의(모욕 등)로 기소된 강용석 변호사(46)의 파기환송심을 맡기도 했다. 당시 오 부장판사는 모욕죄는 무죄, 무고죄에 대해서는 유죄를 판결했다.
오 부장판사는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 변호사가 정치 복귀를 위해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발언과 고소, 고발을 남발한다며 “‘트러블메이커’에서 ‘해피메이커’로 거듭나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에는 알선수재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대통령학자’ 함성득 고려대 교수(51)에 대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했다.
함 교수는 인터넷 광고대행사 대표로부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청탁해 수수료 유지 및 계약연장을 해주는 명목으로 2008년 8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현금과 외제차 대여료 등 8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2013년 불구속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증인들의 진술에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어 유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에서는 징역 10월과 추징금 7850만원의 실형을 선고했다.
오 부장판사는 “함 교수는 ‘대통령학’으로 손꼽히는 교수로서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사회적 위치에 있음에도 주도면밀하게 로비를 계획·실행하고, 적극적으로 금품을 요구했다”고 판시했다.
오 부장판사는 대구 영남고,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0년 창원지법 판사로 임관,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 판사, 대전지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한편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변호인 법무법인 광장의 서창희 변호사(52·연수원 17기)는 “판결문을 검토하고 조 전 부사장과 협의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창희 변호사는 조현아 전 부사장을 기소한 서울서부지검의 김창희 차장검사(52·연수원 22기)와 서울대 법과대학 동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