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반대 내용 모사드 문건 공개 국제사회에 ‘핵 공포’ 조장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임박했다”는 2012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주장이 정보기관의 보고와는 정반대였음을 나타내는 문건이 공개됐다. 네타냐후 총리가 국제사회에 이란 핵개발 위험성을 과장해 공포를 조장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2012년 9월28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폭탄 그림을 들고 나와 빨간펜으로 줄을 그어가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준비를 70% 완료했고, 2013년 여름이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농축우라늄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대이란 제재 필요성을 강조했다.

2012년 9월28일 유엔총회에서 연설중인 네타냐후 총리.
하지만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판단은 전혀 달랐다. 알자지라는 모사드가 같은 해 10월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보부에 보낸 이란 핵개발 관련 기밀문서를 입수해 23일 공개했다. 문서에 따르면 모사드는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개발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이지 않고, 현 단계에서는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활동을 수행하지도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 문건을 제공받아 분석한 가디언은 이 문서가 남아공에 보내지기 전에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네타냐후가 이런 내용을 모두 알고서도 국제사회에 이란 핵개발 위험성을 과장했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다음달 31일까지가 시한인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 간의 핵협상 타결을 앞둔 가운데 이스라엘은 시종일관 이란을 추가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와 마찰을 빚어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다음달 3일 오바마 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의회에서 연설을 강행해 이란에 대한 강력 제재를 주장할 예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연설을 보이콧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