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란 핵, 나쁜 합의” 오바마 “대안 제시 없는 비판”

워싱턴 | 손제민 특파원

민주는 의회 합동연설 불참

3일 하루 워싱턴의 주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니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였다.

네타냐후는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오바마의 1월 신년 국정연설 때보다 더 많은 기립박수를 받았다. 오바마의 연설 때 거의 박수를 치지 않은 공화당 의원들은 네타냐후의 연설 도중 기꺼이 기립박수를 쳤다.

네타냐후는 1시간 가까이 이어진 연설에서 오바마의 이란 핵협상을 ‘나쁜 합의’라고 거침없이 성토했다. 그는 “지난 1년간 우리는 합의가 없는 것이 나쁜 합의보다 낫다는 (오바마의) 얘기를 지겹도록 들었다”며 “바로 이것이 나쁜 합의다. 차라리 없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서방의 가장 큰 양보는 이란의 다양한 핵 시설을 폐기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두는 것”이라며 “이 협상은 이란의 핵무장을 막는 것이 아니라 핵무장의 길을 닦아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란과 전쟁을 하자는 것이냐’는 비판을 의식한 듯 “전쟁을 하자는 것은 아니고, 이란을 더 압박해 더 좋은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윈스턴 처칠 영국 전 총리에 이어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세 번 하는 두 번째 외국 정상이 됐다. 이 자리에는 상원 의장인 조 바이든 부통령과 50여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해 역대 외국 정상의 상·하원 합동연설로는 최대 보이콧이 일어났다.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의 네타냐후 초청 과정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소외됐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네타냐후 총리는 실행 가능한 어떠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이 가동 원심분리기 수를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핵무기 제조에 1년 이상 걸리도록 하고 이 합의를 10년 이상 지속하도록 하기 위해 막판 협상 중이다. 이란이 최종 도장을 찍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공화당과 이스라엘의 강경여론이 미·이란 협상파들의 운신폭을 더 좁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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