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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3월4일 서울 강남개발

입력 2015.03.05 21:15

수정 2015.03.05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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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제2롯데월드가 각종 안전사고로 곤욕을 치를 당시 재계에서는 엉뚱한 괴담이 나돌았다. 제2롯데월드의 끊임없는 사고는 우연이 아니라 풍수지리 탓에 생긴 악재라는 것이다. 괴담의 진원지는 롯데월드 옆 석촌호수 변에 자리 잡은 삼전도비(三田渡碑)다. 1637년 청의 조선 침략 때 남한산성으로 도피한 인조가 45일을 버티다 버선발로 걸어나와 땅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항복의 예를 올린 굴욕의 상징이다. 야사에는 당시 인조의 이마에 유혈이 낭자했다고 한다. 청에 포로로 끌려갔다 살아 돌아온 여성들을 지칭하는 ‘화냥년’(환향녀·還鄕女)이라는 단어가 생겨난 배경이기도 하다.

석촌호수 주변 삼밭나루(삼전도)는 예로부터 교통의 요지였다. 1950년대만 해도 한강에서 삼전도까지 나룻배가 다녔다. 1970년대 한강 개발로 강을 매립하는 바람에 육지로 바뀐 곳이다. 40여년 전 나루터였던 이곳에 서울을 상징하는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고 있으니 상전벽해를 넘어 강남 개발사의 산증인이나 다름없다.

[경향으로 보는 ‘그때’]1975년 3월4일 서울 강남개발

강남북 균형개발은 예나 지금이나 서울 도시계획의 주된 화두 중 하나다. 지금이야 개발에서 소외된 강북을 어떻게 재건할지가 관심이지만 과거에는 정반대였다. 1975년 3월4일자 경향신문 1면에는 ‘서울 2개 부도심 기능별 개발’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박정희 대통령의 서울시청 초도순시 때 구자춘 시장의 업무보고는 강남 개발계획이 최대 관심사였다. 민선 지방자치단체 출범과 함께 구시대 유물이 되긴 했지만 당시만 해도 대통령이 전국 지자체를 돌며 업무보고를 받던 시절의 얘기다. 구 시장은 “지금의 도심 집중적 단핵(單核)도시에서 벗어나 영동·잠실지역과 영등포 지역의 2개 부도심을 기능별로 개발하겠다”고 보고했다. 서울 강북에 집중된 도시인구를 분산하기 위한 강남개발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이를 위한 서울 지하철 2·3호선 건설계획도 업무보고에 포함돼 있었다.

1970년대 초 강남개발은 정권 차원의 다목적 포석이다. 시청을 중심으로 한 구도심의 급격한 팽창에 따른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게 1차 목적이다. 또 휴전선에서 더 멀리 서울 인구를 분산하자는 안보상의 이유와 함께 경부고속도로 건설 재원을 확보하려는 숨은 뜻도 있다. 당시 650만명의 서울 인구 중 한수 이남과 이북의 인구비는 28 대 72였다.

이후 40년이 흘렀다. 강남개발의 영향으로 강남북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50 대 50으로 균형을 맞췄다. 강남개발은 현재 진행형이다. 주요 대기업은 앞다퉈 본사를 강남으로 옮기고 있다. 제2롯데월드 외에 현대자동차도 강남 노른자위 땅에 마천루를 짓기로 했다. 역사는 돌고 돈다고 했던가. 근래 들어 다시 강북개발론이 힘을 받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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