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골수종(골수암)은 백혈병, 림프종과 함께 대표적인 혈액암이다. 2009~2013년 국내 환자수가 3450명에서 5200명으로 51%나 늘었다. 1990년 초 연간 100명 수준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10년 새 50배나 증가한 셈이다. 50세부터 환자가 늘어 60세 이후에 주로 발병한다.
뼈의 골수에서 비정상적으로 분화·증식하는 형질세포(골수종 세포)는 면역체계를 파괴하고, 점차 정상적인 형질세포와 다른 백혈구 세포를 대체하면서 골수 주변의 뼈, 신경 및 근육에 손상을 준다. 또 혈관을 통해 전신의 골수 조직으로 전이되며, 골 조직 같은 인체의 다른 조직과 결합해 종양을 만든다. 방사선이나 석유제품, 살충제, 유독성 용제, 중금속 노출이 주된 발병요인으로 지목된다.
종양이 전신에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특징을 가진 다발골수종 환자들은 심각한 통증과 골절, 빈혈, 신장질환(콩팥병), 고칼슘혈증 증상을 겪는다. 대부분 환자가 다른 진료과를 전전하다가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삼성서울병원 김기현 교수(혈액종양내과)는 “50세 이상 연령대에서 비정상적인 피로감, 빈혈 혹은 출혈과 원인을 알 수 없는 허리·갈비뼈 통증이 복합적으로 발생할 경우 다발골수종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발골수종은 혈액이나 소변 검사를 통해 악성 형질세포에서 분비하는 ‘M단백’의 양을 측정해 암세포의 증식 정도나 치료에 대한 반응을 평가할 수 있다. 과거 불치병에 가까웠으나 요즘은 조기 진단이 늘어나고 표적치료 전략을 통해 3명 중 1명 이상이 ‘의학적 완치 판정’(5년 생존율)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항암화학요법, 자가조혈모세포이식, 동종조혈모세포이식, 방사선 치료가 있다. 하지만 절반 이상의 환자가 재발로 고통받거나 일반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게 문제다.
김 교수는 “처음 진단 시 환자의 연령 및 상태에 맞는 장기적인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효율적인 치료를 위해 신약(표적치료제)을 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