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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빼닮은 ‘임진강 준설’ 전면 재검토하라

입력 2015.03.23 20:44

수정 2015.03.23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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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은 마식령 인근에서 발원, 북한 땅을 거쳐 비무장지대와 민통선을 따라 254㎞를 흐른 뒤 서해로 빠져나간다. 그로 인해 사람의 접근이 어려워 겨울철새의 천국이자 40여종에 이르는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임진강 하구는 바닷물과 민물이 자연스레 오르내리는 구간이다. 민통선 주민들은 이 드넓은 강 하구 둔치에서 자연스레 드나드는 강물을 밑천 삼아 친환경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다.

그런데 국토교통부가 이 자연 생태계의 보고를 대규모 공사판으로 만들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파주 문산 초평도~임진강 하구 사이 14㎞ 구간의 흙·모래 1020㎥를 준설하는 ‘임진강 거곡·마정지구 하천준설 사업’을 강행해온 것이다. 대대적인 준설을 통해 1990년대 큰 홍수 피해를 입었던 문산 등 지역의 수해를 방지한다는 게 목표라고 국토부는 밝혔다. 그러니 자연습지와 모래를 마구 파헤쳤고, 환경단체에서는 농민들 삶의 터전을 빼앗은 ‘5대강 사업’이라는 비난이 터져나왔다. 임진강 하구를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한다는 환경부의 방침 또한 무시됐다. 지난 2013년 국무총리실 한국환경정책평가원까지 나서 “지나친 환경 파괴를 일으킨다”면서 ‘불가’ 의견을 냈지만 사업은 강행됐다. 최근에는 국토부가 환경영향평가 검토의견서까지 곡해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나마 환경부가 국토부에 보낸 환경영향평가서에 ‘사실상의 부동의 의견’을 내놓았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제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심상정 의원이 분석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를 보면 임진강 준설사업은 타당성을 찾기 어렵다.

이미 군남댐과 한탄강댐(완공 예정)이 있는데, 굳이 추가로 준설사업을 벌여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대대적인 준설은 임진강 하구의 농·습지가 머금고 있는 자연적인 홍수조절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 예컨대 밀·썰물의 영향이 큰 임진강 하구를 준설하면 강바닥면이 확대된다.

그 경우 바닷물과 민물의 혼합이 커지고, 오히려 하천 수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준설로 인해 생물다양성의 보고와 농민들의 터전이 다 무너진다는 걱정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 국토부는 환경부의 ‘사실상의 부동의’ 의견에 다른 꼼수를 부리지 말고, 원점에서부터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 물론 환경부도 사업의 타당성이 없다면 ‘사실상’이 아닌 ‘분명한 부동의’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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