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 거리 ‘환호성’ 행렬… 경제제재 해제 효과 기대감
공항에 협상단 환영 인파도… 일부 보수파는 냉소 분위기
“겨울이 끝났어요. 이제 우리 삶도 달라지겠죠?”
이란과 미국 등 6개국의 핵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2일 밤(현지시간), 테헤란 거리는 자축하러 나온 시민들로 붐볐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테헤란 도심 발리아스르 거리를 중심으로 3일 새벽(현지시간)까지 차량 행렬이 도로를 메웠다. 이란 ISNA 통신은 이날 오전 협상단이 테헤란의 메흐라바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자 시민들이 몰려나와 환영했다고 전했다. 공항과 시내를 잇는 거리는 국기를 흔드는 환영 인파로 붐볐다.
테헤란 도심 발리아스르 거리는 전날 밤 타결협상이 전해진 직후부터 기쁨의 경적을 울리는 차량으로 가득 찼다. 시민들은 차창을 열고‘V’자를 그리며 역사적인 날을 기념했다. 소셜미디어에도 “겨울이 끝났다” “고마워요. 로하니(하산 로하니 대통령)!”라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마이삼 비자르라는 이란인은 외교부 청사 앞에 시민들이 모여 자바드 자리프 외교장관을 연호했다고 전했다. 페드라암이라는 트위터 사용자는 이란 TV에 이례적으로 등장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얼굴 앞에서 사진을 찍어 올렸다.
이란인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은 경제효과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의 고립에 더해 10여년간 강도 높은 경제제재를 겪으면서 이란 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원유 수출길이 막혀 리알화 가치는 급락하고 실물경제는 바짝 말라붙었다. 실업률은 2013년 16%, 물가상승률은 42.3%까지 치솟았다. 한 시민은 “그동안은 암시장에서 비싼 값을 내고 교역품을 사와야 했다”며 “머지않아 정상적인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란 화폐가치가 극적으로 달라질 것이며 글로벌 기업들도 이란에 진출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자지라방송은 제재로 묶여 있던 돈이 풀리면 이란이 연간 1100억달러(약 120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것으로 봤다.
물론 내일 당장 제재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유엔 제재가 풀려도 미국의 제재는 당분간 ‘보류’될 뿐 그대로 남는다. 이란인들의 기쁨에는 당장의 이익보다는 오랜 고립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안도감이 커 보인다. 한 여성은 영국 가디언에 “정치적인 의미는 잘 모르지만, 그저 다른 나라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좋겠고 내 아이와 손자들을 위해서도 잘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경파들은 벌써부터 합의를 비난하고 있다. 보수 언론 카이한의 호세인 샤리아트마다리 편집장은 “달릴 준비가 된 말을 데려가 부러진 고삐만 갖고 돌아온 꼴”이라고 주장했다. 냉소적인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한 퇴직교사는 “이번 협상으로 왜 행복해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한 언론인은 “정부 관리들의 해외여행에나 도움이 될 뿐 평범한 이란인들의 일상에는 어떤 혜택도 주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