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합의까지 ‘불씨’ 남아
외교 협상은 언제나 동상이몽이다. 같은 합의문을 발표하고도 해석을 달리하거나, 큰 틀에 합의하고도 세부사항에 이견을 보여 도중에 합의가 깨지는 경우가 많다. 이란 핵협상도 그럴 소지가 있다.
미국과 이란의 기본 합의 발표문을 비교해보면 제재 해제 시점과 10년 뒤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 등에 대한 내용이 차이를 보인다. 이번 합의는 최종 합의가 아니기 때문에 정치적 공감을 이룬 내용을 각자 언어로 발표했다. 파르시어로 된 이란의 발표문은 하버드대 벨퍼센터가 번역 제공한 것을 참고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 제재의 경우 이란이 핵과 관련한 모든 우려를 해소하는 조치를 취한 뒤 해제하고, 미국이 유럽연합과 함께 취한 독자 제재는 국제원자력기구의 검증 뒤 유예하겠지만 언제든 되돌릴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이란은 최종 합의를 이행한 뒤 모든 제재가 철회되고 무효화된다고 밝혔다. 심지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오는 6월30일 최종 합의를 타결하는 시점에 제재가 모두 해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의 기간에 대해서도 양측은 다른 발표를 내놨다. 미국은 이란이 원심분리기 가동을 5060개로 유지하는 것을 10년간 지속하고, 3.67% 이하 저농축 우라늄 생산 및 저농축 우라늄 재고량 100㎏으로의 감축을 15년간 지속하는 데 동의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란은 농축에 대한 합의 기간은 10년으로, 이 기간 동안 이란은 나탄즈 핵시설에서 원심분리기 5000개로 3.67% 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둘 다 15년간 새로운 농축시설을 도입하지 못한다는 데는 의견이 같지만 10년 뒤 우라늄 농축에 대해서는 해석이 다르다. 또 미국은 신형 원심분리기 연구를 10년간 제한한다고 했지만 이란은 연구·개발은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이란이 최종 합의를 도출하더라도 10년 뒤 이란이 나탄즈 이외 핵시설에서 연구 목적으로 3.67% 이상 우라늄 농축을 하면 갈등의 불씨가 살아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콧 켐프 매사추세츠공대 교수는 장기적 관점에서 이란의 농축 권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규정돼 있지 않은 점도 문제라고 했다. 이에 미국 정부 관계자는 11~15년 기간에 이란을 이른바 ‘연착륙’시키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