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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이란의 봄’

입력 2015.04.06 21:26

수정 2015.04.06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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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욱진 | KOTRA 이란 테헤란무역관

이슬람력을 태양력으로 변형한 고유의 잘리리력을 사용하는 이란의 새해는 매년 3월21일 시작된다. 이란인들은 새해를 ‘노루즈(Nouruz, 새로운 날)’라고 부르며 2주에 달하는 긴 연휴를 즐긴다. 이란 사람에게 노루즈는 한 해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길었던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한다는 의미도 있다. 실제로 새해의 13일째 되는 날에는 ‘시즈다 베다르(Sizdah Bedar)’라고 해서 가족들과 봄맞이 나들이를 떠난다. 올해 ‘시즈다 베다르’에는 스위스 로잔에서 날아온 핵 협상 타결 소식으로 특별함이 더해졌다.

[기고]기로에 선 ‘이란의 봄’

현지시간 4월2일 저녁, 이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 즉 P5+1은 우여곡절 끝에 협상기한을 넘기며 정치적 합의안을 발표하는 데 성공했다.

이란이 원심분리기의 개수를 대폭 줄이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충실히 이행하는 대신, 경제제재 해제라는 보상을 받는다는 것이 골자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협상단의 발표가 끝나자 바로 회견을 열어 타결을 환영했고 로하니 이란 대통령 역시 다음날 저녁 TV 연설을 통해 협상단을 격려했다. 양측은 올해 6월30일까지 협상 테이블에 앉으며 포괄적 공동합의문(JCPOA) 도출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기뻐하기는 아직 이르다. 협상에서 가장 큰 쟁점사항으로 알려진 제재 해제 시기와 방법을 두고 이란은 포괄적 공동합의문 도출 즉시 모든 제재를 해제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협상 후 발표한 팩트시트(fact sheet)를 통해 경제제재는 이란의 이행 여부에 따라 단계적으로(phased) 해제될 것이며, 이란이 합의사항을 어길 경우 언제든 제재를 복구하는 스냅백(snap-back) 조항이 삽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협상 타결에서 매우 소극적이었던 프랑스의 로랑 파비우스 외무장관은 제재 해제는 아직 합의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포괄적 공동합의문을 도출하는 과정이 대단히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2002년 8월 이란의 핵개발 의혹이 불거진 후, 이란은 국제사회에서 점점 고립됐고 강도 높은 제재로 경제는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사회의 흥분은 이란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친미 정권을 무너뜨린 1979년 이슬람 혁명은 이란의 자존심을 상징한다. 최근 핵협상 과정에서는 이란의 대미 독립성이 더욱 부각됐다. 더불어 이란은 미국이 다른 중동 문제에 집중하는 사이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으로 연결되는 시아파 벨트를 완성했다. 이란을 상대하는 미국은 어딘지 모르게 피곤해 보인다. 이란은 남은 3개월 동안 시간을 아끼며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마무리하려 할 것이다.

이란의 면적은 한반도의 7.5배에 달하고 인구는 8000만명이 넘는다. 페르시아 역사를 보유한 문화강국이자 경제적으로도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2014년 8월, 중도개혁 성향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 취임 후 이란은 지속적으로 세계를 향해 변화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그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치밀한 외교전과 심리전, 여론전이 될 향후 협상에서 이란은 불리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2015년 봄, 이란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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