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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기아차에는 없는 것, 그러나 볼보 크로스컨트리 XC70에 가득한 이것은 무엇?

입력 2015.04.08 14:48

수정 2015.04.09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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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크로스컨트리 XC70은 세단과 왜건의 장점을 버무려 놓은 크로스오버 차량이다.                                               볼보코리아 제공

볼보 크로스컨트리 XC70은 세단과 왜건의 장점을 버무려 놓은 크로스오버 차량이다. 볼보코리아 제공

볼보 크로스컨트리 ‘XC70 D5 AWD’는 장르를 규정하기 쉽지 않은 차다. 겉모습은 왜건처럼 생겼지만 엄밀히 따져 왜건은 아니다.

왜건은 기본이 되는 세단형 승용차에서 파생된 모델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세단 모델과 전장·휠베이스·전고가 대부분 같다. BMW 3시리즈 투어링(왜건은 투어링으로도 불린다)이 그렇다. 이 차는 전장·휠베이스·전고가 세단 모델과 일치한다.

그러나 XC70은 세단형 모델이 없다. 처음부터 ‘크로스컨트리’라는 콘셉트로 만든 차다. 차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도심 도로는 물론 험로나 눈길, 들판 주행 등 아웃도어 활동을 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제작됐다.

이 같은 용도에 맞추려면 최저 지상고가 높아야 한다. XC70의 전고는 1605㎜다. 전고가 1685㎜인 기아자동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보다는 80㎜가량 낮지만, 1464㎜인 BMW 5시리즈 투어링보다는 140㎜가량 높다. SUV도, 왜건도 아닌 셈이다. 왜건처럼 생겼다고 볼보 XC70을 왜건이라 부르면 ‘실례’인 이유다.

전고 차이에서 보듯 세단과 SUV의 장점을 적절히 따온 덕분에 볼보 XC70은 편의성이 높은 대표적인 차량 가운데 하나란 평가가 많다. 무엇보다 승하차가 일반 세단과 달리 수월하다. 몸을 크게 굽히지 않고도 차에 오를 수 있다. SUV처럼 차고가 높지 않아 여성 운전자들도 편안히 하차할 수 있다.

세단보다 높은 최저지상고를 가진 XC70은 비포장 험로에서도 자유로운 주행이 가능하다.

세단보다 높은 최저지상고를 가진 XC70은 비포장 험로에서도 자유로운 주행이 가능하다.

넉넉한 파워는 운전자에게 심리적인 여유를 준다. XC70의 파워트레인은 직렬 5기통 2.4ℓ 트윈 터보 디젤엔진과 6단 토크컨버터 방식의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 215마력, 최대토크 44.9㎏·m가 나오는데, 어떤 상황에서도 액셀러레이터로 킥다운을 하면 강한 가속력을 얻을 수 있다.

가속페달 세팅은 너무 묵직하지도, 가볍지도 않다. 운전대에 패들시프트가 달려 있어 시프트 다운과 업이 편하다. 변속 속도는 듀얼 클러치는 아니지만 느리지 않다. 원하는 기어단수로 빠르게 시프트 다운이 가능하다. 하지만 엔진 회전을 4000~4500rpm까지 끌어올린 뒤 시프트 업을 하면 제법 큰 변속충격이 오는 것은 단점이다.

기어를 중립(N)으로 한 상태에서 엔진의 잔진동이 시트와 운전대에 전해질 때도 있다. 기어를 드라이브(D)에 넣으면 엔진 동력이 토크컨버터에 전달돼 운전대가 떨리는 차들은 제법 있다. 그러나 중립 상태에서는 작은 진동이라도 스티어링 휠에 전해지지 않는 게 맞다. 하지만 이는 시승차만 문제일 수도 있겠다.

정부 공인 복합연비는 ℓ당 11.1㎞다. 정체구간이 많지 않았고, 고속도로를 주도 달린 때문인지 시승차는 12.3㎞로 더 높게 나왔다.

XC70은 실개천 정도는 충분히 건널 수 있는 최저지상고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바퀴가 절반 이상 잠기는 깊은 시냇물은 건너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XC70은 실개천 정도는 충분히 건널 수 있는 최저지상고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바퀴가 절반 이상 잠기는 깊은 시냇물은 건너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카약 같은 소형 선박도 루프랙을 이용해 XC70의 지붕에 실을 수 있다.

카약 같은 소형 선박도 루프랙을 이용해 XC70의 지붕에 실을 수 있다.

공차중량이 1940㎏으로 무거운 편이지만 주행감각은 1500㎏대 준중형 승용차처럼 가볍다. 볼보는 차체 강성이 높기로 유명한데, 차 만들기의 가장 우선은 안전이라는 신념 때문이다. 섀시와 차체 강성이 높으면 고속주행 안정성도 덩달아 올라간다.

시속 170㎞ 이상 고속에서도 차가 떠오르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적절한 서스펜션 세팅과 공력특성을 잘 활용한 덕분에 4바퀴가 단단히 노면을 잡고 있다는 믿음을 준다. 볼보의 ‘할덱스’ 4륜구동시스템, ‘인스탄트 트랙션 시스템’도 접지력을 높여준다.

5m에 가까운 차 길이 때문에 스티어링 휠을 꺾으면 스포츠 세단처럼 차머리가 즉각적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회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크게 불편한 정도는 아니며, 곧 익숙해진다.

승차감은 미국차와 비슷하다. 부드럽다. 독일차의 다소 하드한 서스펜션에 길들여지고 있는 한국 소비자라면 조금은 단단한 느낌을 바랄 수도 있겠다.

XC70 D5의 실내. 크롬도금, 바느질, 플라스틱 부품의 정밀도와 디자인은 국산 완성차 업체나 부품회사들이 본받을 만하다.

XC70 D5의 실내. 크롬도금, 바느질, 플라스틱 부품의 정밀도와 디자인은 국산 완성차 업체나 부품회사들이 본받을 만하다.

비상등 스위치 디자인은 심플하면서도 강렬하고 직관적이다.

비상등 스위치 디자인은 심플하면서도 강렬하고 직관적이다.

XC70의 헤드램프 온오프 스위치. 선명한 초록색 발광다이오드, 단순하지만 이해하기 쉬운 아이콘 디자인, 터치가 용이한 버튼의 각도와 두께는 눈여겨 볼 만하다.

XC70의 헤드램프 온오프 스위치. 선명한 초록색 발광다이오드, 단순하지만 이해하기 쉬운 아이콘 디자인, 터치가 용이한 버튼의 각도와 두께는 눈여겨 볼 만하다.

룸밀러는 테두리 없이 거울만으로 만들어졌다.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럽다.

룸밀러는 테두리 없이 거울만으로 만들어졌다.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럽다.

XC70의 센터콘솔. 호두나무 무늬목에 두터운 투명 도료가 칠해져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XC70의 센터콘솔. 호두나무 무늬목에 두터운 투명 도료가 칠해져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운전석 천장 실내등 스위치. 단순 명료한 아이콘과 감성적인 색상의 안전벨트 체결 안내 문구는 비행기 실내를 떠올린다.

운전석 천장 실내등 스위치. 단순 명료한 아이콘과 감성적인 색상의 안전벨트 체결 안내 문구는 비행기 실내를 떠올린다.

트렁크 화물이 뒷좌석으로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격자 형태의 트렁크 칸막이. 플라스틱 재질이 아닌 육중한 철제로 만들어졌다. 위로 젖히면 천장에 붙일 수 있다.

트렁크 화물이 뒷좌석으로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격자 형태의 트렁크 칸막이. 플라스틱 재질이 아닌 육중한 철제로 만들어졌다. 위로 젖히면 천장에 붙일 수 있다.

볼보 XC70의 넘버판에는 ‘Designed Around You’라고 씌여 있다. ‘Volvo for Life’에 이은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로 작은 버튼 하나의 위치나 형태, 촉감 등 모든 것이 탑승자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볼보 XC70의 실내를 보면 이 문구가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볼보는 어떤 차보다 버튼이나 스위치류의 만듦새에 공을 들인다. 부품 소재부터 다르다.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해도 고급스런 제품을 쓴다. 크롬 도금도 두텁게 해 실제 알루미늄처럼 보이게 만든다. 계기판이나 룸밀러에 들어간 숫자 표시 액정 제품도 싸구려를 쓰지 않는다.

디자인도 정성을 쏟은 흔적이 역력하다. 버튼이나 스위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고급차를 탄다’라는 자부심을 탑승자들이 갖게 만드는 것이다.

구매 희망자는 물론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 제작진들이 XC70의 실내를 들여다 볼 것을 권한다. 볼보의 디자인 감성은 한국 완성차 업체들이 눈여겨 보고 공부해야 할 부분이다.

1960년대 고급 스포츠카에 사용됐을 법한 볼보 XC70 룸미러가 대표적이다. 플라스틱 테두리로 유리를 감은 뒤 ‘XX Pass’라는 흰색 글씨를 프린트한 제품과는 사뭇 다르다.

이 심플한 룸미러에는 깔끔한 디자인의 위성항법장치(GPS) 방향 표시 액정이 살짝 숨어있다. 볼보가 주장하는 ‘스칸디나비안 럭셔리’, 북유럽 디자인 감성이 아주 작은 부품 하나에도 스며 들어 있는 것이다.

볼보 XC70의 어린이용 2단 부스터 시트. 안전벨트가 어린이 승객에 맞게 채워질 수 있도록 시트 높이가 올라간다.

볼보 XC70의 어린이용 2단 부스터 시트. 안전벨트가 어린이 승객에 맞게 채워질 수 있도록 시트 높이가 올라간다.

‘안전’의 볼보답게 안전장치는 운전자가 모두 기억하지 못할 만큼 많다. 자전거 이용자 감지해 브레이크를 잠아주는 ‘사이클리스트 감지 제동 시스템’, ‘보행자 감지 및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저속추돌방지 시스템인 ‘시티 세이프티2’ 등이 대부분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편의장치도 다양하다. 패밀리용 크로스컨트리에 걸맞게 어린이 앉은 키를 높여 안전벨트가 올바르게 착용되도록 도와주는 ‘어린이용 2단 부스터 시트’가 있다. 아쉽게도 이런 장치를 갖춘 국산차는 아직은 없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자동으로 내려가게 하는 ‘경사로 주행 제어 시스템’, 헤드라이트가 차량 회전 방향으로 돌아가는 ‘액티브 벤딩 라이트’,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앞차와 거리가 자동으로 거리 조정돼 정속 주행이 가능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및 큐 어시스트’가 있다.

볼보 XC70의 가격은 6080만원으로 국산 SUV보다는 높은 편이다. 수입차 아닌가. 하지만 직접 타보면 생각이 바뀔지 모른다. 수입차와 국산차의 문제가 아니다. 운전을 해보면 가치를 알게 돼 다시 선택하는 차가 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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