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75)가 핵협상이 잠정적으로 타결된 뒤 일주일 만에 처음으로 입을 열어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핵 협상이 타결되는 데 막후 결정권자로서 과감한 행보를 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이란 보수파를 진정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발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메네이는 7일 트위터를 통해 “시온주의자(이스라엘)와 서방, 특히 미국은 테러조직이 무슬림 국가를 상대로 만행을 저지르는 것에 만족한다”며 “이들은 ISIS를 격퇴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핵협상이 타결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하메네이가 핵협상 타결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공식 언급을 하면서 미국을 강하게 비판한 것은 의외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지원세력으로 규정함으로써 핵협상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보수파의 불만을 무마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위키피디아
블룸버그는 6일 “하메네이는, 로하니 대통령과 함께 이번 핵협상의 모든 조항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AFP는 “핵협상이 타결된 데는 하메네이가 로하니 대통령에게 그린 라이트를 준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모든 걸 다 파악하고 대통령에게 자의적인 결정권까지 허락한 하메네이가 핵협상을 주도한 미국을 맹비난한 것은 이면적인 노림수가 있다고 보는 게 옳다. AFP는 “만일 핵협상이 실패했다면 하메네이는 대통령과 외교장관을 비난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소 하메네이를 지지해온 이란 최고 권력층들이 핵협상을 옹호하는 말을 계속 쏟아내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보수파 권력의 핵심기관인 혁명수비대의 사령관이자 하메네이의 측근인 무함마드 알리 자파리는 “신의 은혜로 우리의 주권을 수호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란 국민과 혁명수비대는 협상단의 정치적 노력에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앞서 아야톨라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국정조정위원회 위원장, 하산 피로우자바디 합참의장 등도 핵협상 결과를 옹호한다며 하메네이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보수파를 대표하는 권력기관 수장들이 핵협상을 지지하면서 하메네이를 적극적으로 옹호한다면 이란 내 반대파의 입지가 훨씬 좁아질 것은 분명하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친 정부 언론 IRNA통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테헤란 시민 96%가 이번 협상을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