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2100선 돌파
1조원대 ‘주식부자’ 24명으로… 외국인 자금 의존 ‘거품 주의보’
코스피지수가 3년8개월 만에 2100선을 돌파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증시도 치솟고 있다.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기업실적과 경제 상황이 뒷받침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외 자금이 몰리면서 주가만 홀로 치솟는 ‘나 홀로 장세’다. 이미 일부 종목들은 거품이 끼기 시작했다는 경고음도 나온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80포인트(0.61%) 오른 2111.72에 상승 마감했다. 지수가 2100선을 넘어선 건 2011년 8월2일(2155.44) 이후 약 3년8개월 만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중순인 16일까지만 해도 2000선에 진입하지 못했다. 지난달 17일 2000선을 넘은 뒤 이달 8일 심리적 저항선인 2050선을 뛰어넘고 이날 2100선을 돌파했다.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100포인트 넘게 급등한 것이다. 이 추세라면 코스피지수 역대 최고치인 2228(2011년 5월2일)도 뛰어넘을 기세다.
한 달 안돼 111P 올라 코스피지수가 2111.72로 마감한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환한 표정으로 통화하고 있다. | 이석우 기자
주식시장 활황에 주식부자들의 재산도 연일 증가하고 있다. 재벌닷컴 자료를 보면 전날 종가 기준으로 1조원 이상 주식 자산을 보유한 이들은 24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주가 고공행진으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주식 재산이 연초보다 3조2765억원(53.9%) 늘어났으며,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도 최근 주가 상승으로 ‘1조원대 부자’ 대열에 올랐다.
실물경제는 바닥을 탈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주가만 뛰는 데 대해 우려도 나온다. 최근 한국은행은 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1%로 낮추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 물가 역시 0%대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격이 너무 높기 때문에 어느 순간 갑자기 거품이 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중소형주 같은 경우 기업이익 성장률에 비해 주가 상승 속도가 훨씬 빠르다”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종목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건은 외국인 자금이 얼마나 계속 유입되느냐다. 최근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주요인은 연일 쏟아져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이다. 각국의 저금리 정책과 미국 금리 인상 연기 가능성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져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의 증시도 거침없이 올랐다. 최근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5년 만에 장중 2만선을 돌파했고,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7년 만에 주가가 4000선을 넘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신흥국 증시는 갑자기 휘청할 수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9일 “선진국들의 초저금리 정책이 시장의 위험 투자를 부추겨 자산에 거품 리스크를 늘렸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인상하면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금융자산 부족으로 과다평가된 시장과 신흥국의 충격이 심각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제금융센터도 중국 주가와 관련해 “성과와 무관하게 정책 기대만으로 투자심리가 고조되면서 기업실적 및 경제지표 흐름과의 괴리가 확대됐다”면서 “경제 기초(펀더멘털)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상당한 조정 압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