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양봉음위(陽奉陰違)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양봉음위(陽奉陰違)

입력 2015.05.14 20:58

수정 2015.05.14 21:04

펼치기/접기

“한 가지 마음이면 백 임금도 섬길 수 있지만, 100가지 마음이면 한 임금도 섬길 수 없다”는 옛말이 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한결같은 충심을 발휘하기 쉬운가. 그러니 구밀복검(口蜜腹劍)·표리부동(表裏不同)·소리장도(笑裏藏刀)·양봉음위(陽奉陰違)와 같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고사성어가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제아무리 변함없는 충심을 발휘한다 해도 한번 삐끗하면 하루아침에 멸문의 화를 당하기도 한다. 오죽했으면 한비자가 “용(군주)을 잘 길들이면 그 등에 탈 수도 있지만, 역린(逆鱗·목줄기에 거꾸로 난 비늘)을 건드리면 죽임을 당한다”(<사기> ‘노자한비열전’)고 했을까. 한비자는 춘추시대 위 영공의 총애를 받던 미자하의 예를 든다. 미자하가 예뻐보일 때는 임금의 수레를 몰고 다녀도, 자기가 먹던 복숭아를 임금에게 바쳐도 ‘충성심의 발로’라는 칭찬을 듣는다. 하지만 총애가 식어버리자 군주(위 영공)는 과거의 일(수레·복숭아)들을 ‘불경죄’라 하면서 미자하를 죽였다. 조선 태종의 처남이자 세자(양녕대군)의 외삼촌인 민씨 형제는 어떤가. 공신가문이기도 했던 민씨의 4형제(민무구·무질·무회·무휼)는 자결을 명 받고 죽는다. 이유가 어처구니없었다. 태종이 양녕대군에게 양위의 뜻을 밝히자 민씨 형제의 ‘얼굴에 기쁜 빛이 보였다(喜形于色)’는 것이었다. 외척의 발호를 막겠다는 태종의 ‘양위 쇼’에 걸려든 것이다. 민씨 형제는 “저도 제 얼굴빛을 모르는데 전하가 어찌 아시느냐”고 펄쩍펄쩍 뛰었지만 때는 늦었다.

이렇게 왕조시대에서나 볼 수 있는 어이없고, 끔찍한 일들이 북한 땅에서 벌어지고 있단다. 건성건성 박수를 치고, 졸았다는 이유로 한때의 충신(장성택·현영철)들이 참혹한 죽음을 맞았다고 한다. 숙청대상자들에게 붙인 죄목은 ‘양봉음위’, 즉 ‘앞에서 받드는 척하면서 속으로 해를 가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조선조 태종은 민씨 형제의 죽음만은 막아보겠다고 나름 애쓴 흔적이 있다. “빨리 죽이라”는 신료들의 아우성 속에서 4형제를 다 죽일 때까지 8년7개월을 끌었으니 말이다. 북한은 조선왕조보다 못한 것이다. 제발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 AD
  • AD
  • AD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