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강제 수용으로 갈등 끊이지 않아
초고압 송전탑의 폐해는 심각하다. 강력한 전자파로 인체는 물론 가축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녹색당의 현지조사에 따르면 충남 서산시 팔봉면에 1994년, 1997년 세워진 345㎸ 송전선로의 100m 이내 주민 73명 중 25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했다. 주민들은 1년 중 200일 정도는 소음에 시달리고, 선로에서 불꽃이 튀는 ‘코로나 현상’이 나타난다고 호소한다. 송전탑과 송전선로 부근 주민들은 토지 강제수용으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되면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원 횡성군 공근면 부창리에 사는 함성호씨의 집과 축사 바로 뒤에 765㎸ 송전탑이 세워져 있다. | 김영민 기자
왜 이렇게 많은 송전탑이 필요한 것일까. 서해안 지역을 예로 들어보자. 당진, 보령 등 충남 서해안 지역에는 26기의 화력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2017년까지 7기가 더 들어선다. 2013년 말 현재 충남에서 생산한 전력의 63.8%는 다른 지역으로 송전된다.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 설치한 송전선로는 1470㎞에 이르고 송전탑은 4141개가 있다. 서울의 전력소비량 중 95%는 다른 지역에서 공급된다. 결국 현지 주민들은 다른 지역에 보낼 전기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현재 총연장 3만1600㎞에 이르는 송전선은 2027년 3만8600㎞로 7000㎞가 추가로 늘어난다. 불필요하게 세워지는 송전탑도 많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위원장은 “밀양의 비극을 불러온 신고리~북경남 765㎸ 송전선은 이미 수명이 지난 고리원전 1호기만 폐쇄한다면 세울 필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송전탑은 고압일수록 피해가 심각해 해외에서도 미국과 캐나다 정도만 765㎸ 송전탑을 활용하고 있다. 경기 광주에서 만난 윤천상씨는 “전기가 필요한 곳에 발전소를 지으면 엄청난 비용과 고통을 줄일 수 있는데 정부가 왜 현재 방식을 고집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향신문·녹색당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