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말 오바마 정부 관심 제고, 한국 외교에 달려
이란과 서방의 핵 협상이 14일 타결됨에 따라 세계의 이목이 북한에 집중되고 있다. 이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09년 취임 당시 ‘악수를 나눠야 할 적’으로 분류한 국가 중 쿠바와 이란을 제외하고 북한만 남았기 때문이다.
이란 핵 문제와 북핵 문제는 근본적으로 다른 배경을 갖고 있어 이란 핵 협상 모델을 북한에 적용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 핵 협상 타결은 북핵 문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대외정책에서 가장 우선순위였던 이란 핵 문제가 해결되면서 미국이 북핵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적·외교적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핵 문제에 의욕을 잃은 지 오래다. 매달린다고 해서 쉽사리 성과가 나올 사안도 아니어서 이대로 두면 1년 반 남은 오바마 임기 동안 미국이 북핵 해결을 위한 마지막 시도를 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관건은 미국 관심을 어떻게 제고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 문제는 한국 정부에 맡겨진 외교적 과제이기도 하다. 정부 외교소식통은 “미국이 그럴듯하다고 생각되는 북핵 해결방안을 한국이 내놓으면 미국이 호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미국이 본격적인 대선 분위기로 접어들기 때문에 향후 6개월 정도가 북핵 문제에 매우 중요한 기간이 될 수 있다. 이 기간에 미국이 북핵 문제에 다시 관여하도록 유도하지 못할 경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북핵 문제는 국제적으로 표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에 북핵 문제의 시급성을 인식시키고 외교적 해결에 나서도록 하는 것이 하반기 대미 외교의 주요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