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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IS 이어 쿠르드 공격… 꼬이고 꼬이는 전쟁

입력 2015.07.26 21:41

수정 2015.07.2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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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주의 세력 더 큰 위협으로 여겨 이라크 내 근거지 공습

미국은 ‘테러 격퇴 내세운 공격’ 막을 명분 없어…전선 확장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터키가 자국 내 쿠르드족 저항세력에도 총구를 들이댔다. 쿠르드 문제까지 부상하면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사방으로 전선이 확장되며 갈수록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터키는 지난 25일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지역에 있는 칸딜 산에 공습을 퍼부었다. 칸딜은 터키에 맞서 자치를 요구해온 쿠르드노동자당(PKK) 근거지가 있는 곳이다. PKK는 터키의 거센 탄압을 피해 1980년대부터 칸딜의 산악지대에 은신처를 만들어놓고 활동 중이다.

터키, IS 이어 쿠르드 공격… 꼬이고 꼬이는 전쟁

지난 20일 터키 수루치에서 IS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로 좌파 청년단체 회원 30여명이 숨지자, PKK는 “정부가 IS를 방조해 테러가 일어났다”며 터키 남부에서 잇따라 총격과 폭탄공격을 벌여 경찰 여러 명이 사망했다. 터키 정부는 이를 빌미로 PKK에 보복을 선언했다. IS보다 쿠르드 분리주의 세력을 더 큰 위협으로 여기는 터키는 미국 주도의 IS 공습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번 테러 뒤 미국에 공군기지를 열어줬고, 시리아 내 IS 근거지를 공습했다. IS와의 전쟁과 동시에 PKK와의 전쟁도 시작했다.

터키가 이라크 내 PKK 근거지를 공격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총선에서 쿠르드계 인민민주당(HDP)이 돌풍을 일으킨 것과 관련 있다는 분석도 있다. 쿠르드 정당 때문에 의석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집권 정의개발당(AKP)은 정부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으며, 다시 총선을 치르게 될 가능성도 있다. 터키 칼럼니스트 아실리 아이딘타스바스는 뉴욕타임스에 “조기총선에 대비해 민족주의자들을 결집시키겠다는 계산”이라고 말했다.

터키가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IS와 동시에 PKK와의 전쟁을 시작하면서 이라크·시리아 전쟁은 한층 더 꼬였다. 쿠르드에 대한 미국과 터키의 생각은 완전히 다르다. 터키는 PKK와 그 제휴단체를 IS와 다를 바 없는 테러집단으로 여기며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쿠르드가 전쟁의 반사이익을 얻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반면 미국은 시리아 쿠르드 진영과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에 IS 격퇴전을 의지하고 있다. 시리아 독재정권과 이라크의 취약한 시아파 정권보다 쿠르드의 전투력이 훨씬 강한 것이 사실이다.

미국은 이 때문에 쿠르드 문제가 물위로 떠오르는 걸 막고 싶어하지만 테러와 싸우겠다고 선언한 터키를 막을 명분이 없다. 시리아 IS 지역을 공습하기 위해서도 터키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미국은 일단 터키의 자위권을 인정한다고 밝혔으나 분쟁이 더 커지지 않게 조정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이라크의 쿠르드자치정부가 터키군이 영토 안을 공습하는 것을 묵인했다는 사실이다. IS와의 전쟁을 주도하면서 ‘쿠르디스탄(쿠르드족의 나라)’의 꿈에 바짝 다가간 데다 터키를 통해 원유를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부담스러워진 PKK를 버리려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라크와 시리아를 둘러싼 수많은 갈등 요소 중 그나마 묻혀 있던 쿠르드 문제는 터키의 PKK 공격으로 결국 폭발한 셈이 됐다. 이라크와 시리아를 넘어 터키를 잇는 이 전쟁은 끝날 기미는커녕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공습을 받은 PKK는 “휴전협정은 의미를 잃었다”고 선언하고 무력시위에 나섰다. 25일 밤에도 정부군 차량을 겨냥한 폭탄공격으로 군인 2명을 살해했다. 무력충돌과 분쟁이 국경 너머 터키 남부로 옮겨간 것이다. 터키 남부에는 이제 IS와의 전쟁도, 이라크 내전도, 시리아 내전도 아닌 또 다른 전선이 그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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