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디젤차 맞나?”
시동을 걸고 페달을 밟자 트랙스 디젤이 미끄러져 나간다. 디젤차답지 않게 조용하고 정숙하다. 옆에 탔던 동료 기자가 예상을 뒤엎은 정숙함에 놀라워 한다. 유럽에서 트랙스 디젤에 장착된 1.6 CDTi 엔진을 ‘Whisper Diesel(속삭이는 디젤)’로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한국지엠이 25일 인천 네스트 호텔에서 공식 출시한 소형 SUV 트랙스 디젤. 유럽에서 ‘속삭이는 디젤’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정숙성과 동급 최강 수준인 고출력이 인상적이다.
한국지엠이 25일 인천국제공항 인근의 네스트 호텔에서 출시 및 시승행사를 통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 디젤 모델을 선보였다.
소형 SUV 시장에서 트랙스는 사실상 ‘왕따’였다. 지난 7월 쌍용자동차의 경쟁 모델인 티볼리가 4011대, 르노삼성의 QM3가 2394대 팔린 데 비해 트랙스는 겨우 871대 팔렸다. 올 7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를 보면 티볼리가 2만2535대, QM3가 1만2549대였고, 트랙스는 6178대였다.
티볼리와 QM3는 디젤차가 있었다. 트랙스는 가솔린뿐이었다. 일단 연비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 QM3는 ℓ당 18.5㎞를 자랑하는 ‘연비 깡패’였고, 티볼리도 디젤 모델을 내놓으면서 연비를 ℓ당 15.3㎞까지 끌어올렸다. 트랙스 가솔린은 ℓ당 12.2㎞에 불과했다.
트랙스가 ‘미운 오리 새끼’ 신세를 면하려면 트렉스에게도 디젤이 필요했다.
신형 트랙스 디젤은 지엠 유럽 파워트레인이 개발하고 독일 오펠이 공급하는 4기통 1.6 CDTi(카먼레일 디젤 터보 인젝션) 디젤 엔진을 장착, 기존 1.4ℓ 가솔린 터보엔진보다 배기량이 조금 커졌다. 트랜스미션은 지엠 전륜구동 차량 전용 3세대 6단 자동변속기.
트랙스 디젤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달리기 성능이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140㎞, 150㎞까지 쑥쑥 뽑아낸다. 고속 구간에서도 차에 스트레스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코너링은 매끄럽고 안정적이었고, 핸들링은 민첩하고 날카로웠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디젤 엔진만 바꾼 게 아니라 그에 맞게 서스펜션과 댐퍼, 스티어링도 튜닝을 했다”며 “유럽 엔지니어들이 한국에 직접 와 한국 지형과 도로 상황에 맞게 세팅한 만큼 동급 최고의 주행 성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랙스 디젤의 수치상 파워트레인 성능은 최고 출력 135마력, 최대 토크 32.8㎏·m로 QM3(90마력, 22.4㎏·m, 티볼리 디젤(115마력, 30.6㎏·m)를 압도한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진행된 시승이었지만 트랙스 디젤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브레이크 제동력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트랙스는 차체에 고장력 및 초고장력 강판을 66% 이상 사용했고, 운전석과 동반석, 앞좌석 사이드 및 측면 커튼 에어백 등 총 6개의 에어백과 차체 자세 제어 장치(Electronic Stability Control)를 전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했다.
트랙스 디젤의 공인 복합연비는 ℓ당 14.7㎞(도심 13.5, 고속 16.4). 만족스럽진 않지만 QM3나 티볼리 디젤과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
시승 구간에선 ℓ당 평균 13.1㎞가 찍혔다.
한국지엠은 ‘타보면 안다’는 쉐보레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트랙스 디젤에도 딱 떨어지는 표현 같다. ‘타보면 안다’.
가격은 2195만~2495만원이다.
트랙스 디젤 제원
전장X전고X전폭(㎜) 4245X1670X1775
축거(㎜) 2555
윤거(㎜) 전 1540 후 1540
엔진 1.6 CDTi 디젤
배기량(㏄) 1598
최고 출력(마력/rpm) 135/4000
최대 토크(㎏·m/rpm) 32.8/2250
변속기 6단 자동변속기
복합연비(㎞/ℓ) 14.7(도심 13.5, 고속 16.4)
공차 중량(㎏) 1415
CO2 배출양(g/㎞) 133
트랙스 디젤 후측면
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