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5 45 TDI를 보면 두 가지에 놀라게 된다.
첫 번째는 외관. SUV인데도 꽤 예쁘다. 말끔한 보닛에서 폭포수가 떨어져 내리는 듯 수직으로 뻗어내린 크롬 소재의 그릴 위에 아우디 포링(4 rings)이 존재감을 한껏 드러낸다. 올림픽 기념 조형물을 보는 듯하다. 보닛 양 가장자리의 윤곽선은 날렵하고, 부드러운 표면에 반사되는 변화무쌍한 빛도 매혹적이다.

아우디 Q5 45 TDI
전반적인 균형감도 괜찮다. 전장(4629㎜)과 전폭(1898㎜)은 SUV답게 우람하고 당당하다. 반면 전고는 1655㎜로 동급의 다른 차들에 비해 낮아 다이내믹한 인상을 갖게 한다.
LED 주간운행등은 12개의 LED 램프가 점선 형태에서 면 형태로 바뀌었다. 눈매가 더 강렬해졌다.
Q5 45 TDI에는 S-line 외장 패키지가 장착돼 더욱 아름답고 다이내믹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두 번째로 놀라게 하는 건 달리기 성능이다. 예쁜 외관과 달리 속은 야성미가 넘쳐 흐른다. 인간만 겉과 속이 다른 건 아니다.
시승하는 동안 SUV를 타는 게 아니라 스포츠카를 타는 기분이었다.
엑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차가 총알처럼 튀어나간다. 머리가 뒤로 확 제쳐진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선회하다가 전속력으로 달려나갈 때 머리가 뒤로 제쳐지는 것을 자동차, 그것도 SUV에서 경험하는 게 신기하다.
가속력은 정말 발군이다. 쑥쑥 치고 나갈 때에는 따라올 차가 없다. 시속 160~170㎞는 쉽게 찍는다. 뻥뚫린 자유로에선 200㎞도 가뿐하다.
Q5 45 TDI는 3000㏄ 터보 직분사 디젤 TDI 엔진이 탑재됐다. 완전에 가까운 연료 연소를 구현함으로써 기존 디젤 엔진의 문제점인 소음, 매연, 진동 등을 혁신적으로 개선했다고 아우디가 자랑하는 바로 그 엔진이다. 변속기는 7단 S-트로닉 자동변속기. 주로 고성능 스포츠카에 탑재되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다. 2개의 다판 클러치가 1,3,5,7단의 홀수 기어와 2,4,6단 및 후진 기어를 담당하는 구조로, 수백분의 1초 내에 기어 변속이 가능하고, 변속 충격이 적으며 빠른 변속 타이밍과 높은 효율성까지 자랑하는 첨단 기술이다.
최고 출력은 245마력, 최대 토크는 59.2㎏·m다. 진짜 놀라운 건 제로백이다. 출발에서 시속 100㎞로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6.5초. 웬만한 스포츠 세단을 능가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225㎞.
스펙만 봐도 스포츠카를 타는 기분이라는 걸 이해할 것이다.

아우디 Q5 45 TDI
운전의 즐거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5가지 운전 모드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Comfort(컴포트), Auto(자동), Dynamic(다이내믹), Efficiecy(이피션시), Individual(개인맞춤형)의 5가지 운전 모드 중 각각의 모드를 선택하면 엔진, 7단 S-트로닉 자동변속기, 스티어링 휠, 댐핑컨트롤 등의 반응 특성이 각 모드에 맞게 조정된다.
주행감은 단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커브길에서도 롤링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고속이든 코너길이든 흔들림 없이 밟는 대로 척척 받아준다.
BMW와 달리는 즐거움은 비슷한데 주행감은 미묘한 차이가 느껴진다. BMW가 개구장이들의 즐거움 같은 감성의 맛이 있다면 아우디는 티내지 않고 소리소문 없이 해치워버리는 ‘침묵의 암살자’ 같은 느낌이다.
Q5는 SUV의 원래 목적에도 충실하다. 일상 생활과 스포츠, 레저, 패밀리카로 사용하기 위한 실용적인 기능들을 다양하게 포함하고 있다.
적재 공간은 540ℓ지만 뒷좌석을 접으면 최장 170㎝, 최대 1560ℓ, 최고 580㎏까지 적재 가능하다. 급경사 지역에서 시속 30㎞ 이하의 속도를 유지시켜 미끄러짐을 방지해주는 힐 디센트 어시스트(Hill Descent Assist)는 오프로드 주행을 할 때 꽤 유용하다. 루프 랙 크로스 바 장착 여부를 감지하여 이에 맞게 ESP를 조정해 주는 루프 랙 디텍션(Roof Rack Detection) 기능도 있다.
편의장치도 프리미엄차답다. 아우디의 MMI(Multi-media Interface)는 자동차의 편의 장치들을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인포테인먼트 장치로 오디오, CD 등의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함께 차량 시스템 컨트롤까지 조절 가능하다.
Q5 45 TDI 모델에는 14개의 스피커, 10채널 앰프, 505W의 출력, 5.1채널 서라운드 사운드를 제공하는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이 기본 사양으로 적용돼 있다. 음악을 트는 순간 뱅앤올룹슨은 차안을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어버린다. 오토홀드도 깔끔하게 작동한다.

아우디 Q5 45 TDI의 실내 인테리어
한 가지 불만은 내비게이션이었다. 고급 사양을 갖추고 있어 활용도가 커보였지만 그림의 떡이었다. 목적지를 입력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차를 세우고, 차량안내서를 아무리 읽어봐도 목적지를 입력하는 방법을 끝끝내 찾아내지 못했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 입력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 줄 처음 알았다.
복합연비는 ℓ당 11.9㎞. 시승 동안은 ℓ당 8.9㎞ 정도 나왔다.
약속시간이 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T맵이 가르쳐준 도착시간은 1시간30분. 30분을 당기기 위해 포르쉐 911 터보 S를 타야 할까. 나에겐 Q5 45 TDI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
아우디 Q5 45 TDI 제원
전장X전폭X전고(㎜) 4629X1898X1655
휠베이스(㎜) 2807
윤거(㎜) 전 1617 후 1614
엔진 V6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TDI) 엔진
배기량(㏄) 2967
압축비 16.8 : 1
최고 출력(마력/rpm) 245/4000~4500
최대 토크(㎏·m/rpm) 59.2/1750~2500
구동형식 콰트로(quattro) 상시 4륜 구동
변속기 7단 S 트로닉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
서스펜션 전륜 5-link 타입, 상하 위시본, 안티-롤 바
후륜 Trapezoidal-link with resiliently mounted subframe , 안티-롤 바
제동장치 대각선 분할 듀얼-서킷 브레이크 시스템, ABS/EBD 및 전자식 주행 안정화 컨트롤(ESC), 브레이크 어시스트, 전륜 V disk 및 후륜 disk
휠 8.5J x 20” 5-더블 스포크 알루미늄 휠
타이어 255/45 R20
최고 속도(㎞/h) 225
가속 성능 0-100㎞/h(초) 6.5
연비(㎞/ℓ) 11.9(도심 11.0, 고속 13.2)
CO2 배출량(g/㎞) 168
공차중량(㎏) 1950
트렁크 용량(ℓ) 540/1560(2열 폴딩시)
가격 7110만~8010만원

아우디 Q5 45 T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