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서 만난 한·일 정상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가 2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조우했다. 양국 정상은 기후변화 주요국 정상 오찬장 앞에서 선 채로 짧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두 정상의 직접 대면은 지난 3월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 장례식 때 이후 처음이다.
의미 있는 대화는 없었지만 일본 측은 이 만남을 자세히 소개하며 관심을 보였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박 대통령이 “서울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또 아베 총리가 이달 초 한·중 정상회담 성공을 축하하는 인사를 건네면서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하자, 박 대통령이 “고맙다”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은 일본 정부 고위관리가 직접 언론에 브리핑한 것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도 현지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오찬 직전에 만난 것은 사실이며, 함께 나눈 얘기는 보도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한·일 양측이 정상회담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릴 경우 자연스럽게 박근혜 정부 들어 첫 한·일 정상회담을 가질 기회가 생긴다. 정부는 위안부 문제 해결이 정상회담 전제 조건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줄곧 이 문제에 강경한 자세를 보였던 터라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정상회담에 나서기는 쉽지 않아 정치적 부담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전제 조건 없이 회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에 변화가 없음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