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유엔총회 기조연설 “북, 핵개발보다 개혁·개방을”
구체적 해법없는 ‘통일 만능’…개발 논리 ‘자화자찬’ 평가도
북한 “남측 대결망동으로 이산상봉 위태로운 상태” 맹비난
박근혜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밤 유엔 개발정상회의 및 제70차 총회 등 미국 뉴욕에서 유엔 정상외교 일정을 마무리하고, 30일(한국시간) 새벽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7차례 연설을 통해 북한 무력도발에 대한 ‘억지외교’와 ‘통일외교’에 주력했다. 새로운 제안은 없었다. 대신 북한 무력시위가 한반도·동북아에 미치는 악영향을 강조하면서 국제사회 반대여론 결집에 집중했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유산인 ‘새마을운동’ 세일즈에도 힘썼다.
“분단 역사 끝내야” 박근혜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에서 7번째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대통령은 28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핵개발을 비롯한 도발을 강행하는 것은 세계와 유엔이 추구하는 인류평화의 가치를 훼손하는 길이 될 것”이라며 “북한은 추가 도발보다 개혁과 개방으로 주민들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맞아 시사한 장거리 로켓 발사 및 4차 핵실험 등을 저지하면서 관계 개선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6일 미국 주요 연구기관 대표 등과의 만찬간담회에서 “북한 도발에 대해선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을 하면서, 그러나 또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대화의 문은 한편으로 열어놓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통일외교도 폈다. 박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냉전의 잔재인 한반도 분단 70년의 역사를 끝내는 것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면담, 미국 연구기관 대표 만찬간담회 등에서도 “북한 문제들의 궁극적인 해결책은 결국 통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핵 문제 등에 대한 해법 없이 ‘통일 만사형통’ 논리만 반복한 측면도 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박 대통령의 연설을 ‘극악한 대결망동’으로 규정하고 “남조선당국의 무분별한 대결소동으로 북남관계는 물론 모처럼 추진되고 있는 흩어진 가족, 친척상봉도 살얼음장 같은 위태로운 상태에 놓여 있다”고 반발했다. 지난달 남북 고위급접촉에서 합의된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북한이 ‘판이 완전히 깨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서, 향후 남북관계와 다음달 20일부터 열릴 이산가족 상봉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또 다른 키워드는 새마을운동이었다. 박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새마을운동은 경쟁과 인센티브를 통해 자신감과 주인의식을 일깨우고, 주민 참여 속에 지역사회 자립기반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개도국 개발협력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화자찬 지적도 제기된다. 유신독재·인권탄압 등 공과가 나뉘는 박 전 대통령 시절을 미화하고, 고위관료들이 부동산 투기 등으로 재산을 축적했던 개발시대 그늘을 외면했다는 것이다.
한·일관계 개선 의지도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조속한 해결, 집단자위권 법제화 등을 거론했지만, 관계 개선 흐름을 거스르지는 않았다.